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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페이지, 내 세계의 시작

내 콘텐츠로 살아가기, 첫 시작

by 김필영





글쓰기로 한 달에 100만 원 벌기. 처음엔 가능할까 싶었다. 그 책이 이제 2쇄를 찍었다.




책을 쓸 당시, 나는 이미 그 방식대로 돈을 벌고 있었다. 조금씩, 조심스럽게. 한 달에 100만 원이 안 되는 달도 있었고, 500만 원 넘게 번 달도 있었다. 평균을 내면, 분명 '가능'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책이 세상에 나오고 나서부터, 나는 예상보다 더 큰 변화를 겪었다.


첫 번째 변화.

2024년 1월부터 조선일보에 칼럼을 연재하게 됐다. 매달 정기적으로 입금되는 고정 수입. 금액은 크지 않았지만, 고정이라는 두 글자는 생각보다 강력했다. 매달 오는 고정 수입은 '심리적 기반'이 되었다. 또한 칼럼을 쓴다는 것 자체가 글쓰기로 또 하나의 새로운 문을 여는 거나 다름없었다. 새로운 장르의 글쓰기를 배웠고, 활용했고, 돈을 벌었다.




두 번째 변화.

글로성장연구소에서 운영하는 ‘나작가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올랐다. 출간 성과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5기 모집엔 무려 11명이 지원했다. 이전엔 할인도 했지만 이제는 처음 생각한 금액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 경험이 쌓이자, 신뢰가 따랐고 가격도 올라갔다.





세 번째 변화.

한 교육업체를 알게 된 것도 큰 전환점이었다. 기업 강사가 되기 위해 60시간 넘게 교육을 들었고, 그 이후에도 다양한 자격과 과정을 수료했다.


변화관리리더십

팔로워십

협상스킬

이미지메이킹

사군자기질상담

CS 강사 자격증...



모든 자격이 내 전문이 될 필요는 없었지만, 강의 기법을 넓게 체험하고 내 스타일을 찾는 데엔 큰 도움이 됐다. 그리고, 이곳을 통해 매달 5~10회의 강의를 나가며 ‘실전 감각’도 쌓였다. 강사로서 훈련소 같은 곳을 알게 되었다.





네 번째 변화.

아이러니하게도, 책에서 가장 수익이 된 건 ‘글쓰기 컨설팅’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이 일에 회의감이 있다. 출간 계약을 이끌어내는 일은 고된 작업이다. 100% 보장할 수 없고, 사람마다 결과도 다르다. 확신을 가지고 “될 겁니다”라고 말해야 하는 순간이 많다. 그게 성격에 맞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의 책이 나오고 그 변화의 현장에 함께 있다는 사실은 이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계속 상기시켜 준다.




다섯 번째 변화.

나는 지금 '글쓰기 강사'로 살고 있다. 강의가 쌓였고, 노하우도 생겼다. 이제는 ‘더 깊이 들어갈까’, ‘확장할까’의 갈림길에 서 있다. 지금까지의 노하우를 정리해서 전자책을 만들려 한다. 기록이 모이면, 방향이 보일 테니까.





정신없이 달렸던 2024년, 마지막에 남은 감정은 하나였다.




“내 콘텐츠로 돌아가야겠다.”






나는 어느새, 시스템 안에서 안정된 수입을 얻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교육업체는 나를 대신해 강의 제안서를 써줬고, 나는 정해진 시간에 전화를 받고, 수업을 준비하고, 현장에 나갔다. 충실하면 결과는 따라왔다.

편했다.

좋았다.

하지만 이상했다.

회의감은 단지 이 방식 때문만은 아니었다.

여러 역할, 여러 일에 동시에 몰입하고 있다 보니 무언가를 ‘해내고’ 있는데도, 내가 중심에 없다는 감각이 들었다. 나는 돈을 벌고 있었지만, 콘텐츠는 흩어져 있었고, ‘내 방식’이 보이지 않았다. 이게, 내가 원하던 방식이었나?


2025년 2분기, 나는 다시 질문을 꺼내 들었다.




“나는 지금, 무엇을 말하고 싶은 사람인가?”


그래서 해보기로 했다. 내 안에 쌓여있던 경험들을 누군가의 요청이 아닌, 내 의지로 꺼내어 하나의 방향으로 다시 모아보는 것.


내 콘텐츠는 다 모여서, 거기서 다시 시작될 것이다. 조금 더 선명한 나만의 색깔로 말이다.


김필영작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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