それが等價交換の原則だ!(소레가 토오칸코칸노 겐소쿠다)
: 그것이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저는 애니메이션을 좋아합니다. 하루 날 잡고 앉은 자리에서 하루 종일 애니메이션을 보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부터 일본 만화책을 많이 접했다 보니 제게 익숙한 장르인 것 같아요. 그리고 어렸을 때 봤던 만화들이 아직도 연재되고 있어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보다 보면 그때의 저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저는 한 가지를 좋아하면 깊이 파고드는 면이 있어요. 이제까지 여러 종류의 애니메이션을 본 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은 열 번 넘게도 봤어요. 이다음에 주인공은 무슨 말을 할지 무슨 행동을 할지 장면만 봐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올라요.
그렇게 몇 시간 내내 애니메이션을 보다가 그 세계에서 빠져나오게 되면 내가 왜 이렇게 오래봤지하고 후회할 때가 있어요. 현타가 온다고 해야 할까. 방안을 감싸는 정적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거죠. 분명 볼 때는 도파민이 막 솟구쳐 그 인물들에 감정이입을 했는데 그 도파민이 끝난 순간 왠지 모든 게 허무하다고 느껴지는 거죠.
안 그래도 자제력이 부족한 저인데 해야 할 일을 계획했으면서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 한 편 더 봅니다. 한 편이 두 편 되고 두 편이 세 편 되는 놀라운 마법. 시간은 어느새 밤이 되고 자야 할 시간을 맞이합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나면 자기 전에 이런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요. 아 오늘 하루 나 뭐했지.
그렇다고 애니메이션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좋아하는 게 점점 사라지는데 이것마저 없애버리는 건 제게 꽤나 가혹하게 느껴졌단 말이죠.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더 깊이 파보자고 생각했어요. 주인공이 앞으로 무슨 말을 할지 알게 되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내가 말하나 못 배울까. 그렇게 일본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리스닝 연습은 수년간 애니메이션을 보며 다져온 시간이 있으니 우선 말이 트여야 했어요. 근데 문제는 제가 알고 있는 말이라곤 죄다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명대사뿐이라는 거죠. 심장을 바쳐라, 너 내 동료가 돼라, 이것이 등가교환이다! 하는 말. 진짜 사람이 하기에는 어딘가 어색하단 말이죠. 저는 살면서 한국말로도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정상적인(?) 언어를 배워야 했습니다. 도파민을 쫘악 내뿜는 대사들 말고 애니메이션 인물들이 일상에서 나누는 대화들에 좀 더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어의 기본적인 틀은 알아야 할 것 같아 왕초보 문법 책도 구매했어요.
하루 삼십 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삼십 분.
오랜만에 깜지를 쓰며 정상적인 일본어 단어들을 머릿속에 집어넣었습니다. 집에서 혼잣말로 중얼중얼 거리며 일본어를 외우기도 합니다. 밥을 먹을 때면 엄마에게 이따다끼마쓰를 외치며 밥 인사를 건네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났을까요. 이제 일상대화가 자막을 보지 않고도 조금씩 들리기 시작하더랍니다.
모든 대화가 다 이해되는건 아니지만 내가 배우고 암기했던 내용들이 한 번씩 나올 때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명장면도 아니면서 스크롤을 뒤로해 다시 그 장면을 반복해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 한마디라도 더 알아듣고 싶어 다시 책을 펴고 한 문장이라도 더 배우려 안간힘을 씁니다.
애니메이션이 끝나면 이제 허무함이 아닌 뿌듯함이 남아요.
공부를 하다보니 제게 꿈이 하나 생겼어요. 이제껏 일본 여행을 가면 일본어를 못해 우물쭈물할 때가 많았거든요. 해외에서 언어가 안 되니 답답한 상황이 참 많았던 거죠. 그래서 일본 여행을 번역 어플을 사용하지 않고 여행해 보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오 월달에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약했어요. 제게 이 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그때까지 열심히 애니메이션 보며 노력하면 여행 회화는 어찌저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방구석에서 애니메이션만 보던 일상을 벗어나 다른 언어로 다른 나라 사람과 대화해보는 소중한 꿈. 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었을 때 느껴지는 행복. 한순간에 되지는 않겠지만 한순간에 되지 않으니 그만큼 행복의 크기도 클 것이라는 믿음.
등가교환
: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한다.
하루하루 꾸준히 쌓다 보면 언젠가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게 될 것이라 믿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