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이 결정되면서 첫째 딸은 기존 회사의 직장 어린이집을 다닐 수 없게 되었습니다.
회사 이직 후,
무엇보다 직장 어린이집을 바로 알아봤습니다.
확인결과,
지금 당장 입소는 불가능하고 내년 상반기 모집 시 TO가 있으면 입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동네 어린이집을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2,000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에 구립 어린이집이 두 곳이 있었습니다.
앱으로 입소 대기를 하고 예비번호를 확인해 보니 한참 뒷자리였습니다.
어린이집 두 곳에 모두 전화로 상담해 보니 대기가 많아서 사실상 입소가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
저출산이 사회적인 문제인데 역설적으로 어린이집에는 자리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단지 밖 민간 어린이집을 알아보니 그나마 저희 집에서 5분 거리에 어린이집이 하나 있었습니다.
도보로 등하원이 가능한 가까운 곳으로 보내는 것이 최우선이었기 때문에 해당 어린이집을 방문해서 상담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직장 어린이집을 보고 와서 눈이 높아졌는지...
개설한지 20년이 넘은 어린이집 외관은 너무 낡았고 시설도 좋지 못하였습니다.
내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마음껏 뛰어놀아도 충분한 직장 어린이집을 보다가 아파트 작은방 크기의 공간에서 7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지낸다는 소리를 듣고...
이직한 것이 후회될 정도로 아이에게 미안했습니다.
저출산 자체도 문제지만,
아이를 낳고서 부모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맡기고 보육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집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첫째를 해당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을 보내는 첫날,
아직 말도 잘 못하는 아이를 어린이집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선생님 손을 잡고 들어가는 아이를 보니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도 선생님들은 좋은 분들을 만나서 어린이집에서 잘 지냈지만...
저는 빨리 직장 어린이집을 보낼 수 있는 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11월
내년도 직장 어린이집 원아모집 공고에 TO가 생겨서 지원을 하였고...
다행히 내년도 입소가 확정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를 넘겨 어린이집 오리엔테이션.
첫째를 데리고 방문한 직장 어린이집은,
그전 직장 어린이집보다 더 크고 더 좋았습니다.
어린이집 설명을 들어보니 좋은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습니다.
먼저, 식사.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챙겨준다고 합니다.
아침은 죽과 같은 가벼운 형태의 먹을 것이었지만 출근하느라 바쁜 아침에 어린이집에서 먹을 것을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습니다.
세 끼를 어린이집에서 모두 해결하니 평일에는 아이들 먹을 것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지요.
두 번째로 어린이집 운영 시간.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운영을 합니다.
96제 회사를 다니고 있는 저는 조금 야근을 하더라도 8시까지는 아이들을 돌봐주시니 시간적 압박의 부담은 조금 덜하였습니다.
또, 회사에서 모든 경비를 지원해 줘서 별도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고
어린이집 선생님들 처우도 일반 어린이집보다는 좋아서 직장 어린이집으로 좋은 선생님들 서로 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마음이 든든하였습니다.
종종 뉴스에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학대 뉴스가 나오기도 하는데 직장 어린이집은 그런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믿음이 갔습니다.
직장 어린이집을 보내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시간이 흐르고 흘러 드디어 첫째와 아침에 같이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딸과 함께 출퇴근한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인 줄은 그때는 미처 알지 못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