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대한민국 페미니즘- 더 나은 삶을 생각할 수 있기를

by 별빛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2021년 6월 30일에 개봉하여, 관객과 영페미니스트들에게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뭘까?’라는 질문, 그리고 ‘그때 그 페미니스트 여러분, 모두 잘 살고 있습니까?’라는 안부를 묻고 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로써 75분의 시간으로 한국 페미니즘의 역사와 삶의 궤적을 재조명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활동의 의의를 되돌아보게 하였다. 1990년대 당시 ‘키라’, ‘짜투리’, ‘어라’, ‘오매’, ‘흐른’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여성의 목소리를 냈던 그들은, 2000년에서 10년도 더 흐른 지금 각자의 위치에서 그들 자신의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세상에 여성의 권리와 대우, 그리고 사회의 불합리적 요소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가부장제 문화와 의식이 만연했던 1990년대, “Go Wild Speak Loud Think Hard”라고 쓰인 피켓을 들며 사회적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그리고 여성주의자로써 활동하며 자신을 드려냈던 ‘영페미니스트’들이 모두 다른 삶과 일터, 가족의 형태를 가진 현재 어떠한 활동을 하며 각자의 페미니즘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담백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거대한 물결 속에서 나는 페미니스트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된 영화의 시작은, 그들에게 있어 페미니즘은 구원이었으며 자아성찰을 할 수 있게 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기였고, 자신을 더 나은 삶을 생각하고 살아갈 수 있는 관점을 가진 사람으로서 성장할 수 있게 만든 기반이었다. 이로써 비록 현재 페미니즘의 대중화로 인해 일부 발생한 왜곡된 시선으로 입장 및 성별에 따른 갈등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있어 ‘페미니즘’이란 단순 성 관념에 국한된 것이 아닌 보수적이며 관념적이었던 기존 질서 전체와 타협하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위 영화는 단편적으로 여성이 받고 있는 불합리한 대우를 강조하며 평등한 권리 보장만을 외치고 있는가?’, ‘여성의 입장으로서 사회적 부조리를 강하게 비판하는 영화인가?’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영화는 여성만의 입장을 넘어 여성이 살기에 편안한 세상과 사회 구성원의 보다 나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의 여지를 남기기 때문이다. 성 차별운동을 하며 학생 시절을 보냈던 ‘키라’는 수의사가 된 지금, ‘소싸움반대운동’을 진행하며 차별에 대한 운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다. 여성의 자립적 삶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구상하였던 ‘어라’는 여성주의 협동조합 병원인 ‘살림의원’ 설립에 기여하며 관계로 건강해지는 병원을 실제로 만들어내었다. 그 이외의 다른 영페미니스트들도 사회의 한 분야에서 그들만의 실천과 운동을 하며 건강하고 평등한 공동체 설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써 위와 같은 이들의 행적은 더 이상 페미니즘에 국한된 사고가 아닌 사회 다방면에의 발전과 개선을 위한 공동체적 의식에 기반을 둔 활동임을 알 수 있다. 보다 확장된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본 그들은, 아직 차별로 외면 받고 있는 현대의 여성들의 입장과 그들이 감내해야 하는 사회적 시선을 위해 앞장서 외치며 “우리는 모두 함께 꽃필 수도 있고 홀로 꽃필 수 있는 자유로운 존재이다.”라는 것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는 기존 여성주의 영화들의 클리셰였던 ‘보수적 환경-순응하는 여자-각성의 계기-시스템에 도전하는 여자’의 전개 대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궤적을 돌아보며 그것의 의미와 현재의 활동에 주목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성숙한 의식의 페미니즘이란 무엇인가?’를 고민케 한다. 더욱 다양화되고 있는 현대 사회는, ‘다양한’ 감수성을 지닌 사람들로 구성되어져 있고 발전되어 가고 있기에 예민해지고 있다 판단된다. 특히 양극단의 성인지감수성을 지닌 일부 단체들은 그들만의 논리를 앞세워 이를 성 관념에 대한 대립화, 부조화로써 확립시키고 있는데, 과연 이러한 편향적 시선이 과거 영페미니스트들이 원했던 건강한 사회의 형상이었으며, 현재의 우리가 미래의 일원들과 만들어나가고 싶은 연대의 근원이 될 수 있을까? 또한 우리는 어떠한 모습으로 매일매일을 살아야 하며, 어떠한 궤적을 만들어나가며 살아 나가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2021년 6월 30일 개봉하여 누적관객수 3,076명을 기록하였다. 여성주의 스토리텔러로 <시국페미>, <이태원>의 작품으로써 그들의 목소리를 담백한 시선으로 그려낸 강유가람 감독은, 위 영화로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수상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제20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신작전 초청, 제2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한국장편경쟁 작품상 수상,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장편경쟁 심사위원상, 독불장군상 수상 등의 경력이 있다. 이는 독립예술영화의 경제적인 홍보·마케팅 수단이자 장이 되기에,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이 다수의 영화제에서 위와 같은 성적을 거둔 것은 예비 관객 즉 잠재 관객의 형성을 가능케 한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위 영화는 극장 개봉을 위해 텀블벅 펀딩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관객들의 후원과 연대, 지지로 영화가 개봉될 수 있었다는 의의를 가짐과 동시에 각인이 참여자이자 관객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극장 개봉 이전에 진행되었던 텀블벅 펀딩이 이후의 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활용되며 영화의 잠재적 지지 관객층의 힘과 위 영화가 관객의 요구에 따라 개봉되어진 것임을 2·3차 관객에게 알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위 영화의 가장 큰 마케팅 포인트는 소재, 다시 말해 ‘페미니즘’이라 할 수 있겠다. 영화 속 인물들은 직장 내 성희롱이 처벌받는 시발점을 함께 함과 동시에 지하철 성추행 방지 안내 방송 등 개인의 경험을 사회적 이슈로 인식시키는 데에 기여하였다. 뿐만 아니라 한국 페미니즘의 시작을 2010년대라고 인식하고 있는 대중들에게, ‘영페미니스트’라 하여 1990년대부터 활동한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이 존재하였음을 알림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현재의 극단적 한국형 페미니즘이 그것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이는 2018년도부터 전 세계에 걸쳐 불거진 ‘미투운동’이라는 사회적 이슈와도 결부되어 영화의 화제성을 더했다. 다시 말해 2021년도에 다시 한 번 페미니즘 이슈를 부각시키고 환기시키기 위한 마케팅 포인트로써 영화의 고유한 요소를 활용하여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효과적으로 목표관객을 유인한 전략을 펼쳤다. 또한 ‘#FOR OURS’라는 스페셜 포스터를 제작하여 영화에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였는데, 이는 영화의 비주얼 콘셉트를 가시화하여 영화에 대한 관객의 이해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강유가람 감독과 영화 <우리들>의 윤가은 감독의 참여로 관객층의 폭을 보다 넓힐 수 있었던 전략이었다. 그 결과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를 <체르노빌 1986>,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와 같은 수입 외화가 장악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봉 주 박스오피스 6위, 이후 10위라는 성적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영화의 마케팅 전략에 있어 아쉬운 점이 있는데, 영화 <우리는 매일매일>은 소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소수의 열성적인 목표관객을 확보할 수 있었으나 장르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개봉일로 선전을 다하지 못한 듯 보인다. 장르란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를 선택하게 하는 결정 요소이자 그것의 성격을 표면적으로 알려주는 요소이기에, ‘다큐멘터리’라는 위 영화의 장르는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체르노빌1986>,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온라인 조사 결과 SNS를 활용한 두드러진 홍보·마케팅이 보이지 않은 점이 아쉽다. ‘페미니즘’이라는 영화의 소재가 시장 친화적이기는 어려워도, 그동안의 페미니즘을 다룬 유사작들과의 차이점이 분명히 존재하는 영화였기 때문에 보다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있었다면 다양성 영화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