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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주연 Jan 12. 2021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사이에서 당당히 6위를!

티끌 같은 나! 


저는 한국 소설을 러시아어로 번역하는 일을 16년째 하고 있고, 2019년부터는 러시아 현대 소설도 번역해서 국내에 소개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러시아에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일도 한국에 러시아 현대 소설을 번역하는 일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가 있는 러시아 작가는 도스토예프스키, 톨스토이, 체호프 정도라는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좋아하는 빅토리아 토카레바를 국내에 소개하겠다는 의지 혹은 소개하고 싶다는 바람은 어쩌면 상당히 무모한 생각이었는지도 모릅니다. 현재까지도 19세기 작가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현대 작가라니... 게다가 19세기 작가의 경우 저작권이 소멸되었기 때문에 저작권 계약을 할 필요가 없지만, 현대 작가의 경우 대부분 저자가 저작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출판사 측에서는 한국인 독자에게 낯선 저자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저작권 계약까지 하는 부담감을 안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상황에도 불구하고, 도서출판잔의 대표님은 저를 믿고(?) 토카레바 중단편선의 출간을  출간해주셨고, 저는 토카레바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독서 토론회에 자진해서 참여하고, 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서 토카레바의 작품을 꾸준히 홍보하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 세일즈 포인트는 다소 저조한 편이지만, 제게 중요한 것은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 사이에서 ''티끌 같은 나''가 당당하게 러시아 소설 주간 6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입니다. 순위라는 것은 언제든 바뀔 수 있고, 그래서 찰나이고, 순간 같은, 어쩌면 수증기 같이 불안정한 상태이지만, 어쩌면 그래서 더욱더 이 순간을 붙잡아두고 기억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토카레바 특유의 유머를 이해해주시고, 알아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토카레바의 다른 작품도 계속 출간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 



#빅토리아_토카레바 #러시아 현대문학 #현대문학 #러시아_현대문학의_거장 

#시나리오 작가 #시대를_앞선_페미니스트 #칸영화제 공로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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