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날은 점점 더워지고 선풍기라도 틀지 않으면 잠들기 힘든 밤이다. 가만히 있어도 이렇게 꿈나라로 가기 힘든데 며칠 전부터 어디서 들어왔는지 모를 모기가 아이 방에 잠입을 해서 괴롭히기 시작했다. 아이는 모기에 잘 물린다. 이건 나를 닮았다. 내 피가 달달한 지 어릴 때 모기가 나한테 많이 달려들었다. 이제는 나이 들어서 피 맛이 별론지 나는 안 물고 아이만 자꾸 괴롭힌다. 모기를 잡아주려고 불을 켜면 은폐엄폐해서 안 보이고 끄면 다시 아이 주변을 스토커처럼 맴돈다. 그래서 그제는 쿠팡에서 모기장을 하나 샀다. 상품평이 2만개도 넘는 값싸고 인기 좋은 모기장. 침대 주변으로 모기장 하나 친 거 가지고 아이는 처음인지라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신나서 좋아라 한다. 그날부터 모기를 피해서 잘도 잔다. 잠든 아이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잠자는 모기장 속의 공주'가 아닐 수 없다. 아이는 컸다고 이제 공주라는 표현을 안 좋아하는 것 같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