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 뜨는 식당으로
김경래
사람이 그리울 땐 식당에 가자
음식 파는 자의 손놀림을 보며
사물의 평정은
칼잡이의 몫이라는 걸 느껴보자
공격과 방어의 회 뜨는 데
다 익숙하잖은가
진열대의 자동차도
가로세로 좁은 통로에 줄 세우려
밀고 당기는 누군가가
명령하는 자의 칼날을
지극히 받아내려 했던 증거다
우리는 널린 횟감에 대해
진보한 칼 솜씨로
나날이 대응하고 있는 거지
피사체 앞에 미각을 갖다 대고
콧날 쫑긋한 겨자 맛의 댓글을 들여다보자
하루치의 생활기록부가
사각으로 뜬 생선 사이로
입맛을 이식시킨다
식당에 가서
사람이 그리운 사람을 만나자.
회 뜨는 식당으로 가자. 모여 얘기하고 털털하게 웃고 밥 한번 먹자. 코로나로 긴 시간 얼굴 마저 잊어버린 인물들이 많다. 교회가 다르면 몇 수 년이 지나도 볼 수 없다는 통설이 이민 자들의 삶에 뿌리 깊다. 그나마 주름이 지기 시작하던 얼굴 들이 지렁이 밭이 되어서야 길바닥이나 마트에서 찬거리 사다가 만나는 정도다. 이젠 우리 식당에서 만나 보자 마음 편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