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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May 25. 2023

한 지붕 세 사람

에어지엔비 에피소드 - 지붕

가깝다는 장점을 살리다


캐나다에서의 삶. 웬만하지 않고는 현지인들과 그렇게 친숙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호스트로서는 나서서 질문을 해야 하고, 아침의 안부를 물어야 한다. 가끔은 짜 맞추어진 관심 항목으로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가게 문을 연 비즈니스 오너가 수동적으로 손님맞이 만 하는 것이 아닌, 때로는 능동적인 호객 행위를 하듯이, 전단을 뿌리고 말도 붙여야 한다. 호스트가 된다는 말은 바로 상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위치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웬만하지 않고는 현지인들과 그렇게 자주 왕래하며 지내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이웃과 몇 마디를 포함한 짧은 인사 정도의 단편적인 관계를 유지하곤 하지만, 호스트가 된다할 때는 사정이 다르다. 내 집에 방문한, 혹은 묵으러 온 손님에게는 마냥 짧은 인사 만으로는 재미없다. 나대듯 하지는 않더라도 선재공격의 질문을 해야 하고 안부를 물을 수 있어야 한다. 가끔은 미리 준비해서라도 관심 항목을 정리해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문을 연 비즈니스 오너가 수동적으로 손님맞이 만 하는 것이 아닌, 때로는 능동적인 호객 행위를 마다치 않고 광고 전단을 뿌릴줄 알아야 한다.


새해 첫날부터 2월 중순까지의 50여 일, Airbnb 시설이 있는 1층 Guest Suite를 차지한 주인공들은 모두 세 사람, 두세 시간 운전해 가야 하는 지역에서 온 건축 관련 업체 직원이다.


캐나다는 건축 문화는 눈부시고 관련 업종도 다양하다. 무한대로 건물과 시설이 들어설 수 있는 넓은 땅 있고, 풍부한 자원이 있다. 세계 두 번째 목재 수출국으로도 유명하다. 이와 함께 발전한 각종 표준과 법을 관리하고 중재 기관이 많은데, 그중 RCABC (Roofing Contractors Association of British Columbia)라는 생소한 곳이 있다. 지붕 공사 전문직 종사자들의 모임이다. 소속 회사들의 네트워크이며, 공사에 대한 품질 관리 등 보험 성격의 혜택도 주지만, 무엇보다 업계에서는 신뢰받는 교육프르그램을 운영한다. 소속된 여러 회사가 직원들의 자격증을 취득케 하는 목적으로 직원 연수 교육을 보내는데, 지역이 먼 곳에서 오는 경우 숙박 시설이 필요하다. 우리 집은 RCABC로부터 겨우 7-8Km 떨어져 가까이 위치하고 있다.



투숙객 세 명

올해 1월 1일부터 2월 15일까지 등록이 된 것은 작년 11월이었고, 년 말 분위기가 끝나 기기 무섭게 새해 첫날 세 명의 고객이 도착했다. 모두 20-30 대로 이제 갓 초년 직장 생활을 하거나 경력이 크게 많지 않을 사람들이다. 한 명은 자기 차로, 다른 두 명은 또 다른 차로 동행해 도착했다. 모두 2대가 널찍한 주차장을 여유 있게 활용하게 되었다.


매번 게스트가 도착하는 날 이런 활기찬 광경을 보는 일은 즐거운 경험이다. 새로운 얼굴이 도착하고 서로의 상황과 계획을 간단히 나누며 인사하는 일, 그리고 그들을 위해 잘 준비된, 그들에겐 잠시 동안의 안식처가 될 곳을 안내하며 Airbnb라는 회사를 통해 세계 어는 곳에서도 올 수 있는 범세계적 숙박업을 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요 경험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이론으로 뿐만 아니라, 실지로 일 년의 반, 혹은 삼분의 일은 손님으로 찰 수 있는 인기 있는 곳이 되었다는 것은 그 기회를 넘어 축복이다. 결국 수퍼호스트라는 명예를 얻어 여러 해째 그 자격권에서 탈락 없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그 주요 근거엔 고객이 주는 좋은 리뷰가 있다.


다년에 거쳐 경험하며 놀라는 바로는, Airbnb를 통해 오는 고객의 대부분은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300명 이상의 게스트가 다녀 갔지만, 고객잘못으로 인한 문제로 본사와 보상에 관해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은 단 4건, 본사를 거치지 않고 서로 손해 보상에 관해 순순히 해결된 두 건을 포함 모두 6건뿐이다.


놀랍지 않은가? 단 2%만이 크고 작은 손실을 입힌 경우고, 이도 큰 이상 없이 보상이 이루어져 결국 호스트로서는 어떤 손해도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말이다.


에어비엔비 등 단기 숙박업을 경험했거나 고려하는 많은 사람은 손님들이 끼칠 손실에 대해 크게 두려워하는 경우를 본다. 집을 망가트리고, 화재의 원인을 제공하고, 이웃과의 트러블을 일으키는 등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지난 7-8년의 경험에 비추어 그 비율이 지극히 낮다. 그리고, 혹 그런 일이 일어난다 해도 보상받을 수 있는 장치로 Air Care라는 호스트 보호 보험이 잘 되어 있고, 관련 손해에 관해 신속한 처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ryan&Judy's Airbnb Suite

오늘은 위의 기록한 6건의 손해 보상 중 하나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바로 Roofing company의 젊은 세 직원 투숙 후 발견한 일에 관한 내용이다.



한 지붕 세 사람

캐빈은 20대의 풋풋한 친구다. 밴쿠버 광역 대도시로 부터는 떨어진 곳에서 와서 그런지, 예의 바르지만 숫기가 없다. 하루에 세네 번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데, 기특하게도 집 밖에 마련된 흡연 장소를 사용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는 고마운 일이다. Guest regulation에 기록된 실내 흡연 규칙을 잘 준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퇴근 후 종종 이렇게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서로 인사를 하는데, 규칙 준수를 중요시한다고 알려주곤 해서 웃곤 했다.


랜디는 파자마를 입고 다닌다. 긴 망토 같은 파자마를 미리 가지고 왔는지 교육을 마치고 올라치면 항상 이 망토를 입고 다녔다. 편안함을 동시에 전달되어 받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다. 그 역시 흡연을 즐겼고, 캐빈과 함께 떠들고 웃는 소리를 나는 위층 서재에서 자주 들었다.


또 다른 한 사람은 이름을 모른다. 그런 기회를 갖지 못했다. 통성명을 하는 일이 꼭 첫날 이루어지라는 법은 없어서 2-3일, 혹은 그 보다 더 멀게 하기도 한다. 이는 셀프 체크인 (Self Check in) 탓이다.


투숙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미리 소통되어 정작 당일에는 집주인을 만날 필요가 없다. 자유롭게 도착하여 주어진 비밀번호로 문을 열고 들어가 지내면 된다. 미리 준비되어 있는 Notice (안내문)을 통해 하우스룰 (House rule: 투숙하는 동안 정해 놓은 나름대로의 규정. 어길 경우 벌금 등 공식적인 보상을 요청할 수 있다)을 익힌다.  도움이나 기타 사항은 앱이나 텍스트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예를 들어, 대문(Property gate)을 못 열겠다면 외부에 있는 경우라도 무선 인터넷을 통해 스마트앱으로 열고 닫아준다. 불(Light)이 꺼졌다면 같은 방법으로 켜고 끈다. 셀프 체크인은 주인과 마주치고 싶어 하지 않는 게스트의 편의와 프라이버시를 우선으로 한 것으로 만족도가 높다.


이 세 번째 손님은 하루 늦어 도착했고, 알아서 들어갔기 때문에 마주칠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떠났다. 교육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집에 가봐야 할 일이 생겼을 것이다.



훌쩍 떠나버린 경우

일행이 온 후 며칠 지나지 않아 두 대의 차 중에서 한 대가 저녁에 주차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다. 세 번째 인물이 도착하고 아침마다 주차장을 향한 방에선 컨트리풍 음악이 흘렀다.


이 그룹은 아침 7시가 되기 전에 출근했고 오후 세네 시 전에 돌아왔다. 그 생활 패턴이 거의 매일 똑같고, 주말이면 집 안에서 방콕 하기를 선호했다. 본인의 집과 멀리 떨어져 생소할 수도 있는 곳에 관해 어떤 관심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아마도 다른 도시에 관한 여행 같은 취미는 없나 보다. 그렇다고 운동이나 산행 등의 레크리에이션에도 관심이 보일 법한데 그렇지 않았다.


세 번째 손님이 온 후 일주일 정도지만 늘 같은 자리에 주차되어 있던 차가 어느 날부턴 인가 보이지 않았다. 그 다리를 의도적으로 비워 이용하도록 한 자리다. 그랬는데 며칠 잘 세우던 차가 또 며칠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Suite 문을 두드려 캐빈에게 물었다.


그 세 번째 고객은 집으로 떠났다. 자세한 내막까지 묻지 않았다. 이제 그가 있던 방에서 음악은 멈추었고 창문은 닫혔으며 밤에도 켜있던 스탠드의 불빛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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