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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렷 경래 Feb 19. 2024

할 대답과 하지 말 대답

마가복음 15:1-15

우리 인생에 관한 심문의 시작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

빌라도는 물었다.


"네 말이 옳도다."

예수는 대답했다.


이에 대제사장들이 여러 가지 이유를 다 달아 고발하였다.


빌라도는 또 물었다.

"(이런 고발에는) 왜 아무 대답도 없느냐?"


예수는 다시 아무 말로도 대답하지 아니했다. 빌라도가 이를 놀랍게 여겼다.



대답해야 할 것에 대답하는 것은 현명하다. 신성을 물어온 자들에 대해 절대 부인할 수 없는 신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이미 지난 3년 동안 수없이 많은 신성의 증거들을 보여왔던 예수다. 인간이라면 도저히 가능하지 않을 수많은 기적을 나타냈다. 앉은뱅이와 문둥병을 낫게 했고, 죽은 자 까지 여럿 살렸다. 물로 포도주를 만들었고, 몇 개의 떡으로 배고픈 오천명을 먹게 했으며, 발로 물 위를 걷기까지 했다. 귀신을 되지 떼에게로 쫓아내 몰살시킨 것과 원격으로 마루한마디로 죽은 사람을 살려냈다.


신성에 대해 부인할 수 없고, 부정해서도 안 되는 것을 모든 이는 알고 있다. 그러나, 종교지도자들은 거부했고 그를 십자가에 죽이라고 앙탈하고 있다. 이에서 멈추지 않고 범죄자와 예수를 바꾸어 달라고 까지 빌라도에게 요구하고 있다.


욕심이 앞을 가리면 보이는 것이 없다. 정의도 정직도 없다. 그냥 그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저들의 이 모든 행위는 바로 우리 모두의 성향과 너무도 동일하다.



LET IT GO



예수가 대답한 것은 신성에 관한 질문이다. 그분의 입으로 물어 온 자에게 철저히 고백해야 했다. 네 말이 옳다. 질실하다. 바로 되었다. 그것이 바로 나다.


선언에는 철저히 자기 확신을 담아야 한다. 남이 받아들이던 안 그렇던 상관없이 진실을 진실로 대답해야 한다. 질문한 자가 자신의 물음에 확신이 있지 않아도 상관없다. 사실은 사실이니까.


그러나, 그다음 질문과 고발과 주장들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는 그들의 질문에 대답할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을 뚫어보는 신성의 예수가 그들의 마음속을 투명하게 바라보지 않았을 리 없다. 그들의 욕심과 악독과 거짓과 계획을 하나하나 다 꿰뚫고 있기란 그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일까?


대답할 것에는 대답해야 한다. 그러나, 대답하지 말아야 할 것에는 침묵해야 한다.


인생의 어떤 일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다. 지나온 시간의 내게 모두 일어난 일은 기적이다.


계곡 물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죽음 직전까지 갔다. 국민학교의 여름에 어느 청년이 뛰어들어 나를 구해주고 홀연히 갔다. 워낙 어려서 그가 누구인지, 감사를 해야 하는지, 이 상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지나간 사건이었다. 오직 전능자가 천사를 보내 내 생명을 살리셨다는 감사로 살아오고있다.  


중학교 시절엔 또 한 사건이 있었다. 저녁 무렵 껌껌할 때 자전거 타고 중화동에 있는 교회를 차도를 타고 달려가다가 갑자기 섰다. 거기서 왜 섰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발견한 바로 눈앞의 깊은 맨홀! 곤두박질 쳤다면 몇 미터 아래로 떨어져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다. 그리곤 홀연히 사라진 내 속의 감각들! 천사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나를 거기서 멈춰세웠다.


인생에 내 생각대도 되는 경우는 터무니없이 없을 때 우리는 침묵해야 한다.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 일어나지 않을 일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다가 결국은 일어나지 않는다.


자녀의 문제가 그렇다. 인간관계의 문제가 그렇다. 사업의 사건들에 대해선 더더욱 침묵해야 한다. 다 대답하려 하지 말자. "LET IT GO".  나를 폄하하고 오해하는 목소리에 대꾸하여 같이 진흙탕으로 나아가지 말자. 그는 그의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제사장들이 그랬다고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조용하고 잠잠하자. 이런 일이 생긴다면 나를 더욱 낮추는 순간이 되면 된다.


Let i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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