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참, 뜻밖의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
'내가 받아들이기에' 기분 좋은 일과, 기분 나쁜 일.
부산에는 '신선대'라고 하는 바다가 보이고 조용하고도 경치가 좋은, 드라이브하기 좋은 장소가 있다.
나는 어느 때와 다름없이, 운동을 할 겸 자전거를 타고 높지 않은 집 주변의 이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집에서부터 출발해 30분 정도의 오르막길을 자전거로 힘겹게 오르고, 신선대 유원지까지 갔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경사가 너무 가파른 이유로 자전거에서 내려 천천히 자전거를 끌며
남아있는 오르막길을 조금씩 기어가듯 나아갔다.
땀이 뚝뚝 흘러내려 시야가 불편한 상황이 왔을 때쯤, 눈앞에 편안해 보이는 나무 의자가 하나 보인다.
의자 앞에 멈춰 선 나는, 앉아서 물도 한 모금 마시고 쉬다 갈까 생각했다.
하지만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아 쉬다 가면 더 힘들겠다고 혼자 고민하는 순간,
갑자기 왼쪽 팔에 무언가 큰 충격이 느껴졌다.
너무 깜짝 놀라 소스라쳐 몇 발자국을 순간 이동하고, 정신을 차리고 충격이 느껴지는 팔을 보니
이게 웬일일까,
이 끈적끈적하고 따뜻하면서 검고 흰 액체는 무엇일까, 잠깐 생각했다.
'아, 이건 새똥이구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15초 정도 가량 실없는 웃음을 토했다.
나는 태어나 '새'라는 생물을 손으로 만져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 사건으로 인해 새의 체온을 생생하게
느꼈다. 늘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는 새들은 왠지 모르게 차갑기만 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토록 체온이 따뜻했다니.
나는 이상하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나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근 30년을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기분에
머릿속이 환기되는 기분이었다.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임이 분명하다.'
'이 순간에 일어난 이 일을 사진으로 남겨 다른 사람들에게 무언가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나는 나도 모르게 이 묘하고 기괴한 일을 '기분 좋게' 받아들이고 있었고,
언뜻 보면 이상한 사람인 것처럼 실실 웃으며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스스로 이러한 생각을 하는 내가 무언가 조금은 귀엽게도 느껴지고 사랑스럽게 느껴진다.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새똥을 맞은 이곳 신선대는 속설에 의하면
신라 말 최지원 선생이 이곳에서 유함 하였다 하며, 산봉우리의 무제등이란 큰 바위에는
신선의 발자국과 신선이 탄 백마의 발자취가 있다는 데서
신선대란 이름이 유래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신선의 좋은 기운을 받은 것은 아닐까! 오늘 당장 로또를 사야겠어!'
이렇듯, 누구나 살다 보면 뜻밖의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 순간순간마다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은 너무나 다양하다.
나는 이 글을 읽는 그대들이 아주 사소하게,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이고 좋은 방향으로 무엇이든 받아들이셨으면 하는 조그만 바람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