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하지만, 그런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아요

감정의 출발점이 어딘지 잘 구별해보자 : 상담의 장점, 피드백

by 나다움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 사람 편에서 이해하고 마음 써줄 때

감히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스님의 주례사'中, 법륜 저-


사랑을 받고 싶어요.
제가 제 스스로를 사랑해야 하는 것도 알고,
그런 절대적인 사랑이 없다는 걸 알지만 그게 포기가 안돼요."

앞으로 어떤 부분을 더 얘기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이었다. 매번 상담에서 빠지지 않는 화두였고, 종착역이었다.

"꼭 실존해야 하는 존재여야 하나요?"

선생님은 조심스레 물어보셨고, 나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제가 말하는 '사랑받는다'는 느낌은 따뜻한 느낌이거든요. 예를 들면 그런 것은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 안아줄 때 포근한 감촉 등으로 알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실존하지 않으면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어떻게 느낄 수 있을까요?"

"음... 정말 미안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아요 현실에."

"알고는 있어요. 저에겐 그냥 로또 같은 거예요. 하하"

"아니요. 로또는 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있는 거고, 이건 아예 가능성이 없는 거예요. 없어요. 미안하지만 없어요."

"어떤 한 사람에게 00 씨가 원하는 그런 사랑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해요. 그래서 실존하지 않는 대상이라면 가능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신이나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대상이라든지. 조심스럽지만 권유해봅니다."

"..."

제가 그렇게 단언하는 이유는, 그런 사람은 현실에 없기 때문이에요.
본인이 아닌 이상, 언제나 00씨가 원하는 대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타인은 00씨의 마음을 완벽하게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자기자신만이 본인이 원하는 완벽한 사랑을 줄 수 있다는 뜻이에요.


내가 원하는 바, 즉 사랑받고 싶다는 욕구가 충족되기란 로또가 당첨될 만큼의 희박한 확률도 없다는 것은 충격이었다. 동시에 달성 불가능한 목표를 실현 가능한 쪽으로 옮겨가는 작업을 통해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졌다. 계속 같은 이야기지만, 타인에게 사랑을 구할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순간이었다.




언제나 그랬듯이 상담시간에 나눴던 이야기를 실제 적용해보고, 그 피드백을 받는 일은 나에게 즐겁다. 책이나 영상으로 보는 것은 일방적이기에 내가 제대로 적용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다. 상담의 매력은 여기서 빛난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통해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선생님이 얘기하신 '나 자신에게 연민을 가져야 한다'라는 것을 내가 실천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방향이 잘못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자기 연민'이란 타인의 감정으로부터 영향받는 나를 불쌍히 여기라는 뜻이 아니다. 내가 나 자신에게 그동안 못해준 것들(예, 내 감정 인정하기)에 대해서 나 자신을 측은하게 바라보라는 것이다. 즉, 누구로부터 발생한 감정인지 잘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다. 유사한 듯 하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던 거였다.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의 욕구를 수정하고, 그 과정을 공유하며 오류를 바로잡아가는 이 여정이 힘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뿌듯하기도 하다. 조금씩 더 편안해지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기 때문에.







"


이전 12화주체성 회복은, 빌려준 돈을 다시 받는 것보다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