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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다움 Feb 04. 2023

내놓긴 뭐 하지만 제일 아끼는 자식같은 글의 조회수

내가 글을 쓰는 진짜 이유, 그리고 감사합니다.

   는 그동안 '인질 글쓰기'를 해왔음을 고백합니다.  


  품귀현상을 겪었던 포켓몬빵에 비인기상품을 끼워파는 소위 '인질 마케팅'처럼, 나 역시 내가 진짜 쓰고 싶은 비주류의 이야기보다는 우선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좋아할 만한 이야기를 써왔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는 플랫폼이지만, 결국 브런치는 누군가가 내 글을 읽어주길 바라는 마음이 닿아있는 공간이기도 하니까요.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듯이 자연스레 계속 글을 쓰면서도, '발행'을 누르기보단 '작가의 서랍'에 넣는 이 훨씬 많은 이유도, 언젠가 지인이 내게 건넨  "좀 가벼운 이야기를 짧게 써보면 어때?"라는 말이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남아 내가 쓴 글을 자체검열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지인의 핑계를 댔지만, 좀 더 솔직히 말하면 내 안에서 '이런 글을 나 말고도 또 누가 관심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제 책(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을 읽으신 분의 감상평처럼 저는 때론 '너무 밝아서 읽는 사람이 피곤할 정도'의 사람으로 포장하는데 능숙하지만, 대부분의 모습은 '마음속 흙탕물이 일렁이는' 사람으로 흙탕물을 조용히 가라앉길 바라며 글을 쓰는 게 대부분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글이 "항상 웃고 있지만 정신과에 다닙니다 1, 2"이고요. 그래서 사실 제 마음 속 제일 애착이 가는 글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소 무겁게 생각하는 주제임을 알고 있음에도, 이 글을 읽어줬으면 하는 바람은 끊임없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포켓몬 빵에 비인기 상품을 끼워파는 '인질 마케팅'처처럼  대다수의 사람들이 농담처럼 나눌 수 있는 '후천적 비혼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에 대해 글을 계속 써오면서 간간히 '정신건강의학과 및 심리상담'에 대한 이야기를 끼워 쓰는 '인질 글쓰기'를 해왔던 것이지요.


[ 글을 올리지 못해서 임시휴업상태인 브런치에, 갑자기 조회수가 늘어났다. ]

   그런데 오늘은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거의 고장 난 듯 조용히 지내는 제 휴대폰 알람이 계속 울려서 봤더니, "항상 웃고 있지만 정신과에 다닙니다 2"에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분들을 알려주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 글로 조회수가 300 가까이 되는 일은, 정말이지 뭉클한 순간이었습니다.

   사실 "외모지상주의자의 극사실 결혼생활"이란 글 하나는 지금까지 20만 명이 글을 읽어주셨고, 글을 올렸던 당일에도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다시 한번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오늘이 더 감격스럽니다. 아직까지는 이런 일들이 누군가에게 헐뜯기기 좋은 약점이 되는 것을 알기에  현실에서는 굳이 드러내지 않는 게 더 좋은 일이지만, 이런 모습 또한 역시 저의 일부분이기에 용기를 내어 쓴 글들이었습니다. 글을 쓰면서 긴 터널을 지날 수 있었고, 어쩌면 저처럼 긴 터널을 지나고 있는 분들에게 미약하나마 힘이 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시간이 많이 지나서는, 이런 글이 그렇게 무겁지 않게, 그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평범하고 가벼운 일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다시 한번,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독자분들이 있기에,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꺼낼 용기가 납니다. 힘내란 말 대신, 마음을 다해 응원하겠습니다. 오늘도 평온한 하루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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