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재료와 내 손이 빚어낸 결과물, 미장학교
크리킨디센터에 종종 와본 분들이라면 크리킨디 센터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흙벽들을 기억하실텐데요. 그 흙벽들은 2018년 크리킨디 센터의 오픈과 함께 시작해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미장공방의 작업물이랍니다. 이 글에서는 그간의 미장공방 발자취를 살펴보고 올해는 어떤 흥미진진한 미장 작업이 청소년과 청년 작업자들을 기다리고 있는지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크리킨디 속의 흙벽
‘미장’은 건축물을 완성하는 중요한 마감 공정 중 하나로서 석회, 흙, 시멘트 등의 반죽을 벽체, 천장, 바닥 등에 바르는 작업을 말한다. 미장의 역사와 깊이는 인류 역사와 함께 시작하고 발전해 온 만큼 다양하고, 독특한 미장 기법들이 있다. 크리킨디 센터 미장공방에서는 오래된 미래의 한 장면처럼 흙, 모래, 볏짚 등 자연 고유의 재료를 활용하여 자연 순환의 사이클 속에서 건강한 삶의 환경을 만들고자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주로 센터의 하얀 벽을 활용하여 미장 워크숍을 진행했는데 작업장학교 청년 과정과 매주 함께한 미장 수업, 미장 고수들과 함께한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흙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벽화와 색채 작업을 진행했다.
몸으로 배우는 감각
그간 <미장의 가능성>, <씽크로 자연미장>, <미장으로 빚는 용기>, <자연으로부터 온 페인트 만들기>, <흙의 느낌이 살아있는 방바닥 미장법 두 가지> 총 5번의 마스터 클래스를 포함해 적정기술박람회, FAN5 <흙의 도시>, 게릴라 워크숍 등 더 많은 청소년과 청년 작업자들을 만나고자 여러 워크숍을 진행해왔다. 재료 손질부터 시작해 벽이 완성되는 순간까지 힘껏 에너지를 쓰고 손의 감각, 움직임에 집중해 보는 시간은 마스터클래스의 주제이기도 했던 ‘일곱 번째 감각’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벽을 마주하고 흙 반죽을 바르는 시간이 명상 같기도 하고, 누군가는 ‘자연이 절단된 도시에 흙 미장을 하는 것이 자연과의 관계 회복을 하는 과정으로 느껴진다’고 말하기도 하며 자신의 손과 자연 재료들에 집중해 보았다. 모두가 장인이 되진 않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좋은 일과 삶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올해에도 꾸준히 만남의 장을 열어 보고자 한다.
미장 + 학교
단기간의 워크숍에 아쉬움을 느낀 참가자분들, 조금 긴 호흡으로 작업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미장 마스터 수리(김성원), 매니저 화경의 마음이 만나 4개월의 장기간 프로젝트인 ‘미장학교’가 지난여름부터 시작되었다. 유네스코 흙건축 석좌과정 중 12학점을 인정, 취득 할 수 있는 과정이었으며 목포 흙건축연구소의 '소유'와 함께 흙의 구성에 대한 이론적인 내용부터 흙건축의 역사와 의의까지 폭넓은 배움의 시간이었다. 크리킨디센터에 발을 들이면 가장 먼저 보이는 벽을 새롭게 단장, 미장학교의 전시로 1기 과정이 마무리되었다.
2020년에는 보다 더 많은 분들이 미장의 맛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워크샵을 준비하고 있다. 흙 공 만들기, scagliola 기법을 활용한 소품 만들기 등 다양한 소작업을 해보는 ‘원데이클래스’와 미장의 기초를 다양한 실습을 통해 집중적으로 익혀보는 ‘한 달 미장이’와 미장학교 시즌 2등! 작년 혁신파크 흙 벤치 워크샵처럼 게릴라로 재밌는 일을 해볼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크리킨디 센터 내에 있는 다른 공방 작업자들과의 협업을 중심으로 더욱 다양한 경험의 장을 기획하고 있다. 국내에서 400번, 1000번 저어 만드는 음식들이 대유행 하는 만큼 코로나 19로 인해 다들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 근질거리는 손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미장공방에서는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흙 공 만들기 kit를 연구해볼 생각인데, 화상 채팅이나 영상으로 함께 하는 워크숍도 진행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코로나 19를 잘 견디고 만개한 봄에 근질거리는 손을 풀러 미장공방에 놀러오시길! 작업자들과의 이리저리 부대끼는 만남을 고대한다!
미장공방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roups/mijaang4youth/?ref=bookmarks
미장공방 매니저 화경의 연재가 실리고 있는 '삶의 기술' 잡지
소년중앙에 실린 미장공방 기사
작성자
쇼 show@krkd.eco
미장공방 담당자. 손으로 뭔가를 만든다는 것은 곧 마음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손에 집중해보고 할 수 있는 일을 넓혀가고 싶다면 우리 만나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