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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Dec 01. 2020

[Work] '20년 역량평가를 받아 들고,

현상과 육성, 그 언저리에 서성이며 

얼떨결에 조직에서 인정 받는 인재로 거듭난 이후 받아든 첫 성적표, 

고작 세단계에 불과하지만 가장 높은 등급이 아니면 오히려 이상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나의 '20년 역량을 알려주는 알파벳 하나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돌아보며 소회를 쏟아내본다. 


1. 난 성취지향적이다. 그래서 피드백에 목마르다. 

전형적인 범생이 스타일이면서 소심하기 그지 없고 매사에 부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스타일, 그래서 남들의 피드백에 항상 민감하다. 


오늘 특히 더 드는 생각이지만 나같은 인간은 재택근무를 하면 안 된다. 회사에서 남들이 내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여러모로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괜히 더 걱정되고 신경 쓰인다. 힘들다, 심적으로. 


각설하고, 다면평가자나 상사평가자의 피드백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성찰도 하게 되는데, 올해 들어 더욱 안타까운 점은 평가가 더 잦았으면 좋겠다. 평가든 면담이든 더 잦게 해서 나의 개선점을 확인받고 싶다. (반대로 나의 장점도 인정받고 싶다, 물론) 나도 평가를 해봤기에 현실적으로 얼마나 힘들진 알지만, 그래도 피평가자로서 아쉽다. 더군다나 과거 대비 개선점이 도드라져 보이는 올해는 더욱 그렇다. 

올해 팀장님이 기재해둔 개선점을 보면, 진작 말해줬음 좋아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 이런 생각이 든다. 이 상황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2. 평가는 평가자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거울이다. 

모 팀장님이 다른 팀장님들의 평가를 봐달라고 해서 쭈욱 봤더니, 이 곳 실장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여실히 보이게 되었다. 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보통 피평가자 중심으로 평가를 읽지, 평가자 기준으로 보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모 팀장에게 다른 팀장의 평가는 말해주지 않았다. 사내에서 친함을 빌미로 이런 시즌 내게 이런 저런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는데, 난 절대 말해주지 않는다. 왜냐하면, 말하는 순간 그 혹은 그녀는 내가 툭툭 치면 중요한 정보도 발설하는 그런 사람으로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보안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나의 브랜드 가치에 훨씬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여 이 철칙은 꾸준히 지킬 생각이다. 


피평가자의 개선점, 산하 팀장들에게 갈망하는 것을 보니 이 실장의 성향이 여실히 보였다. 아... 이사람은 이런걸 중요시하고 바라는데 팀장들이 자신의 기준치만큼 올라오지 못하는걸 안타까워하는구나. 막상 생각해보면 결국 내 아랫 사람들이 내가 의도하는대로 움직이길 바라는건 당연하단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럼 결국 이 사람의 역량은 여러 방면을 두루 기르는게 아니라 상사에 특화해 길러야되는게, 조직에서 인정받는 인간이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오전에 주고 오후에 달라는 사람한테 오전에 주지 않으면 절대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3. 평가를 육성의 도구로 보는 조직과 판단의 수단으로 보는 조직은 결과적으로 다를까,

과거에는 평가=육성이어야만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평가에 육성의 의미가 내포되었음과는 별개로) 이게 과연 결과론적으로 회사 성과에 차이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긴다. 잭웰치의 GE든, 넷플릭스든 해고가 자유롭다는 차원에서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한국 사회에서는 과연 어떨까? 칼 같은 평가로 유명한 삼성전자의 성과는 어떻게 설명되는걸까? 인화의 LG는? 성과차등이 큰 네이버는? 이런 주제는 누가 좀 연구해줬으면 좋겠다. 피드백은 필요하지만, 회사 전반의 평가에 대한 가치 부여에 따라 성과 차이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역량평가를 잘 받았더니 업적평가가 되려 걱정된다. 난 돈이 더 중한데... 난 생계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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