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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Mar 19. 2021

[Invest] 달라진 일상,

퇴근인가, 출근인가.

신데렐라가 되었다.

매일 정오를 간절히 기다린다.

정오에는 현재 참가하고 있는 실전 투자대회 순위와 수익률이 발표되기 때문이다.


대회에 크게 몰입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1. 그래프와 수익률 숫자에 집착하게 된다.

매일의 청산손익을 엑셀에 기록하고 있지만, 그것은 계좌에 흩어질 뿐 크게 와 닿지 않는다. 처음에는 만원, 이만 원이 중요했지만 다루는 금액이 커지면서 무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래 매일의 대결과물은 숫자로 명확 하게 나오기에 나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이래서 꾸준한 성과 평가가 매우 중요한 것 같다. 1년에 한 번 하는 방식의 평가로는 채찍질하기 쉽지 않다.)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오르내림이 있어서 떨어질게 뻔한 날 정오에는 애써 결과를 확인하려 하진 않는다만 전날 조금이라도 플러스 수익을 봤다면 째깍째깍 들리지 않는 초침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정오를 기대한다.


2. 거대한 빚을 청산해야 되는 날짜가 1년밖에 남지 않았다.

이상한 부동산 관련 법으로 인해 난 내년에 큰 대출을 청산해야만 한다. 마통/신용대출 등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면 적어도 2억이 필요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배우자에게 했더니, 그걸 우리가 어떻게 모으냐고 한다. (물론 배우자는 내 삶의 일부가 된 매매 내용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한다) 배우자가 오히려 절대 못한다고 하니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연단위로 볼 때 한 번도 저렇게 큰돈을 벌어본 적은 없지만, 세금 및 환전 수수료를 생각하면 2.5억을 벌어야 되는 것이지만, 일단 목표는 크게 잡고 매일매일 열심히 해봐야 하지 않을까, 근로소득을 절약해서는 답이 없다, 현재로서는.


3. 야밤의 매매가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일주일의 2~3일은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서 일을 하였다. 일이 많기도 하고 의욕도 넘쳐났기 때문이다. 야근하지 않는 날은 넷플릭스 등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다 졸리면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올해 대회 시작과 더불어 매매에 재미를 붙이게 되면서, 아이들이 잠들면 자연스레 방에 와서 책을 간간히 읽으며 매매를 하고 있다. 그동안 하지 않던 단타까지 하며 조금이라도 더 벌어보려 애쓰고 있다 보니, 매매를 하지 않고 그냥 잠들거나 넷플릭스/유튜브 등을 보는 행위는 기회비용을 상실하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예전처럼 약속이나 회식이 종종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더욱 규칙적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다.

두 달간의 여정, 대회는 보름 정도 남았다.



아이들이 잠들고 난 이후의 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라, 특별한 일이 없다면 이런 삶은 계속 유지될 수는 있다. 하지만, 영속적인 삶이 될 수 있을지는 직감적으로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고, 여러 번의 경험에서 배웠듯이 언제나 마진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잠들기 전까지 나름의 생동감을 느낀다. 회사에서도 크게 재미가 없다 보니 더욱 매매에 매몰되는 것 같기도 하고, 최근 MZ세대가 절박한 세상에서 회사에 큰 흥미를 잃고 낮에는 주식, 밤에는 코인을 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나랑 크게 뭐가 다른가도 싶다.



달라진 일상,

우아하게 책을 읽고 자신 있게 운동하고 부지런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삶이 정답일 수도 있겠지만,

도파민에 흠뻑 젖어 정신 건강을 도모하고, 통장 잔고도 늘릴 수 있으며, 경영학도로서 세 경제의 흐름에 흠뻑 빠져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결론은 못 먹어도 고,

끝까지 가보자.

가다 지치면 언제든지 쉬어도 되리라, 그런 그늘이 저기 어딘가에 마련되어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데 나스닥은 왜 이리 빠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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