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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Jun 28. 2021

[Thoughts] 절망, 통감 그리고 동감

내 인생 가장 고마운 사람을 추억하며,


사실 잘 몰랐다, 그를.

아이돌그룹의 멤버 정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의 경우 가장 잘생겨서 눈에 들어오는 멤버도 아니었던지라 더욱이 동성인 내가 알리 없었다.


최근 몇 년 힘든 일이 있을 때 우연히 그의 노래를 들었다.


Lonely

미안해 내 탓이야 고마워 덕분이야
툭하면 내뱉던 네 그 말버릇
너도 힘든 걸 난 다 아는데
아마 넌 내가 바본 줄 아나 봐

우는 얼굴로 나 힘들다 하면
정말 나아질까
그럼 누가 힘들까 아프다 징징대면
모두 다 괜찮아지는데

아마 너와 난 착각 속에
서로를 가둬둔 지 몰라
아냐 너는 날 이해 못 해
걱정 어린 네 눈을 볼 때면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는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지친 널 볼 때면 내가 너에게
혹시 짐이 될까 많이 버거울까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도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에게 티 내기 싫어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우린 함께 있지만 같이 걷질 않잖아
외로움과 괴로움 기억 하나 차인 건데
넌 왜 자꾸 다르게만 적으려 하는 건지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는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에게 티 내기 싫어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날 내버려 둬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는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Baby, I'm so lonely, so lonely
나도 혼자 있는 것만 같아요
그래도 너에게 숨기기 싫어
나는 혼자 참는 게 더 익숙해
날 이해해줘


가사 구절구절이 나의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고,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그의 아스러지는 심정이 보였다. 그리고 그러면서 버텼다. 비록 그는 버티지 못한 걸 알지만, 나와 같은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면서 버텼다.


최근 내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상황에 처했다.

애써 버텨보고자 lonely를 무한히 들었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더 극도의 상황에 처하게 되니 lonely에서처럼 더 동굴로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대나무숲을 찾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인건 lonely에서처럼 티 내기 싫은 '너'가 주변에 거의 없었다. 나의 아픔을 누군가에게 전가시킴으로써 내가 조금이라도 나아지고자 발악하는 것, 너무 이기적이지 않을까? 싶다도 애처롭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았지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그 와중에 오늘 이하이의 한숨이란 노래를 들었다. 원래 좋아하던 노래였지만 가사에 크게 귀기울인 적은 없었다. 누군가의 한숨~ 이 구절 정도만 귀에 늘 맴돌았었을뿐. 그런데 이런 마음 상태에서 다시 들으니 가사 한구절 한구절이 폐부를 찔렀다.


숨을 크게 쉬어봐요
당신의 가슴 양쪽이 저리게
조금은 아파올 때까지
숨을 더 뱉어봐요
당신의 안에 남은 게 없다고
느껴질 때까지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숨이 벅차올라도 괜찮아요
아무도 그댈 탓하진 않아
가끔은 실수해도 돼 누구든 그랬으니까
괜찮다는 말, 말뿐인 위로지만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다는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정말 수고했어요

 


운전을 하면서 펑펑 울었다. 중학생 이후로 울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데...정말 목놓아 울었다. 울면 나아질 줄 알고 울었는데, 나아지지 않았다. 내 신세가 더욱 처량해지기만 했다.


이 파국의 결말은 어디일지 짐작조차 가지 않지만, 그래도 버텨볼 참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의 아저씨'는 잔인하도록 아름다운 지독한 판타지이다.


힘들어도 힘들자, 이 모든 것이 또한 지나가리라





이 글은 언제 지워질지 모르는 오롯이 나만의 방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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