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rng Sep 17. 2021

[일] price tag? value tag!

난제지만 정말 중요한 valuation의 길

한 번도 이직을 해본 적은 없지만, 이직 시도를 해본 적은 있고 경력 채용 업무를 직접 해본 경험자이자 HRM만 10년 가까이하면서 직원 연봉 수준의 난잡스러움에 항상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다. 


이러한 난잡스러움을 '직원 상호 간에 연봉을 오픈해서는 안 된다'라는 매서운 글귀로 눈 가리고 아웅 하고 있으나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우리 민족은 알음알음 서로의 연봉을 비교하며 '왜 내가 저 이보다 낮냐, 역시 내가 그 이보다 높네'라고 하며 서로의 연봉을 탐닉한다. 




일반적으로 경력직의 연봉을 책정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하나. 직급/연차별 연봉 표를 만들어 둔다. 채용할 직원의 직급/연차를 산정한다. 직급/연차는 과거 경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우위의 회사에 있었다면 경력을 더 많이 쳐줄 수도 있고, 열위의 회사에 있었다면 경력을 삭감할 수 도 있다. 그리고 이렇게 산정된 직급/연차에 따라 표에 따른 연봉을 지급한다. 


둘, 직급/연차별 연봉 표를 만들어 두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전자와 다른 점은 경력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돈을 먼저 본다. 전 직장의 연봉을 확인하는 것이다. 전 직장 연봉을 base로 하여 연봉 협상을 한다. 보통 0~20% 수준까지 up 될 수 있다.  연봉을 기준으로 직급과 연차는 역으로 끼워 맞춰지게 된다. 즉, 경력이 3년밖에 되지 않았다 할지라도 전 직장 연봉이 1억이라면 우리 회사 부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셋, 위 두 가지 방법의 믹스로 연봉은 2의 방법으로 정하고 직급/연차는 연봉과는 별개로 1의 방법에 따라 책정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경력직원들이 직급/연차와 무관히 각기 다른 연봉을 가지게 된다. 이에 따라 동일한 과장 1년 차지만 기본급이 5천 일 수도, 8천 일 수도 있다. 


사견으로는, 3의 방법처럼 같은 과장 1년 차인데 누군 5천을 받고 누군 8천을 받는다면 대체 과장 1년 차라는 기준을 왜 잡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어라, 넌 전 직장에서 적게 받아서 5천만 줘도 되네? 대신 과장은 달아줄게!' '어? 너 전 직장 연봉이 뭐 이렇게 높아? 연봉은 맞춰줄게 대신 직급은 못 올려줘. 와서 증명해! 증명하면 승진시켜줄게' 물론 채용의 용이성을 높이고 회사가 연봉과 직급/연차 두 가지를 하이브리드로 조정함으로써 운신의 폭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는 3이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입사 후는 어떠한가. 8천 과장이 5천 과장보다 생산성이 낮으면 그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회사가 결국 valuation을 못한 것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제안한다. 회사가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가려면 1의 방법이 가장 적합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각각의 회사는 저마다의 기준으로 직급/연차별 기대하는 수준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른 비용을 종업원에게 지불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것이 완전히 working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첫째는 경력 산정 시 단순히 그 사람의 직장 생활을 몇 년 했는지, 전 직장이 얼마나 대단한 직장인지 확인하는 정도로는 부족하다. 최소 5회 이상의 심층 면접을 통해 그 사람의 수준을 정확히 측정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당사에 맞는 경력을 산정해야 함이 옳다. 예를 들어, 전 직장이 중소기업이라 매우 낮은 연봉을 받았다 할지라도 생산성을 가늠한 결과 당사 과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면 연봉을 2~3배 주고라도 모셔와야 하고, 직장 생활을 15년 한 사람이라도 그 수준이 당사 10년 차에도 못 미친다면 그에 맞게 경력을 산정하고 연봉을 책정해야 한다. 둘째는 회사의 임금경쟁력이 시장에서 최소 중상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재들이 지원할 유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인사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물음표로 시작해서 물음표로 끝이 나기 마련이다. 해답지가 따로 없고 문제를 풀었다 할지라도 그것이 정답이 아닐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되는 것이 인사가 아닐까 싶다. 격변하는 세상 속에 사람을 직접적으로 응대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한 위의 방법 또한 마찬가지다. 약간의 변수만 생겨도 엉키고 설켜 오답이 될 수 있다. 그래도 뭐가 나은지 조금이라도 고민해보는 것이 '직업인'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작가의 이전글 [상념] 슬기로운 동기 생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