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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Sep 17. 2020

[Work] 화상면접을 앞 둔 취준생들에게 올리는 충언

언택트 시대, 컨택트 당하려면?

나는 지난 상반기 5일 총 45시간 동안 화상면접의 면접관을 수행했다. 최근 취업이 코로나로 인해 너무, 너무도 힘들다는 기사들을 보고 용기내어 감히 그들을 위한 글을 써보고자 한다. 면접 자체의 스킬, 답변 방법 등을 원한다면 시원하게 패스해도 좋다. 그런 것은 정형화된 강의나 글도 많고, 면접관에 따라 주관적이기에 크게 도움이 안 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나처럼 집요하게 파고 들며 질문을 하는 사람에게는..


사실 나도 올해 화상면접이 처음이었다. ZOOM이란 프로그램 자체도 처음이었다. 정말정말 가끔 블루진을 통해 화상회의를 하고는 했지만, 그건 정말 1년에 한 두번 있을까 말까한 일이라 화상으로 대면한다는 것 자체가 낯선 행위였다. 낯선 자와의 낯선 행위. 생각만해도 까마득하지 않은가, 그래서 더 안타깝거나 깨달은 점이 더 많았는지도 모르겠다. 


서슴 없이 7가지 Tip을 제시해보겠다. 물론 나의 Tip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고, 혹은 누가 이미 한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면접관만 반올림하면 10년을 해온 나름 전문 면접관인 나의 발언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레 믿어 본다. 



1. 배경은 하얗게

광목천이나 전지를 사서 배경을 하얗게 해라. 면접관은 당신의 방 가구 배치, 당신이 무슨 책을 주로 읽는지, 당신이 어떤 옷을 주로 입는지, 당신의 레이스 달린 침상은 어떤지 1도 관심 없다. 산만하기만 하고 괜히 지원자에 대한 불필요한 선입견을 낳을 수도 있다. 면접관이 오롯이 나에게만 집중하도록 하자. 

정말 가지각색의 배경을 보았는데, 상세한 이야기는 개인 정보일 수 있으니 하지 않더라도, 너무 의도한 배경은 뻔히 보였고, 그렇다고 너무 리얼한 삶의 현장을 보여주는 배경은 거슬렸다. 광목천이나 전지류 얼마 안 한다. 그 정도는 투자하자. 

집과 스터디까페/강의실 중에서는 개인적으로는 집이 더 좋았다. 왜냐하면 스터디 까페나 강의실은 특유의 소리울림이 종종 있었기 때문이다. 배경과는 무관히 소리 측면에서만 말하는 것이다. 


2. 반드시 이어폰, 와이파이 두번 체크

유선과 무선이어폰 둘 중에 뭘 쓰는지는 크게 상관없다. 딱히 지원자가 유선이어폰을 쓴다고 해서 줄이 눈에 거슬리거나 하는걸 느끼지는 못했다. 당연히 착용해야 되는거라 뇌리 속에 박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와이파이 상태가 안 좋거나 블루투스 문제로 인해 소리가 끊겨서 들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는 지원자의 준비 자세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기 보다는 답변이 끊겨 들리기에 집중력이 저하될 수 밖에 없었다. 두 번 세 번 체크해보자. 다른 친구들과 테스트를 해보면 금방 내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3. 분위기는 상대적으로 굳을 수 밖에 없다 이해해라

면접을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나의 뛰어난 개그능력을 뽐내지 못해서였다. 나는 면접을 볼 때 지원자가 지나치게 긴장하면 이를 풀어주기 위해 개그(라고 쓰고 시덥잖은 말로 웃기기 라고 읽는다)를 주로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화상면접은 개그의 3요소인 컨텐츠, 제스처, 타이밍 중 제스처와 타이밍이 즉각적으로 전달되지 않아 쉽지 않았다. 그리고 요즘 워낙 피드백이 활성화된 세상이라 괜히 엄한 농담을 던졌다가 "XX회사 면접관 핵노잼, 지혼자 이상한 소리 하고 웃음" 이라고 떠돌아 다닐까봐 애초에 포기하였다. 이를 지원자들도 미리 인지하고 분위기가 굳어 있었다고 너무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4. 무조건 밝게 웃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는 무조건 밝게, 자신있게 웃으며 임하자. 면접관도 지원자를 처음 보는 사람인지라, 상대가 웃고 있으면 어느 정도 방어막이 옅어질 수 밖에 없다. 면접을 하루 종일 보다 보면 절박함으로 어필하려는건지 세상 모든 힘듦과 우울을 혼자 뒤집어 쓰고 있는 지원자가 종종 있는데, 면접관 입장에서는 우울마저 전염되어 모든 생각이 부정적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솔직한 것도 좋지만 당신의 시간은 "합격"을 위해 쓰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웃는 낯에는 절대 침 못 뱉는다. 


5. 무조건 카메라를 보고

화상 면접 중에는 면접관의 얼굴을 응시하는게 아니라 카메라 렌즈를 보자. 오프라인 면접이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긴 한데, 요즘 면접관들은 예전에 비해 더욱 아이 컨택트를 중시한다는걸 잊지 말자. 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우린 서로 대화하고 있고, 교감하고 있다는걸 느끼게 해주는데는 아이컨택만큼 좋은게 없지 않을까,


6. 중언부언은 곧 패망의 지름길

이것도 화상면접의 큰 특징 중 하나인데, 조금만 질문의 요지에서 벗어나면 면접관은 쉽게 집중력을 잃어버린다. 오프라인 면접 시는 면접관들 중 최소한 1명은 지원자와 끊임 없이 아이컨택을 하는게 일반적인데, 화상면접에서는 답변을 들으면서 질문지도 보고 메모도 하게 되기에 답변에 대한 인내심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질문이 이해가 안 되면 무조건 물어라. 그리고 바로 생각이 안 날 경우에는 시간을 조금만 달라 요청해라. 요지에 어긋나는 대답을 하는 것보단 백번 낫다. 


7. 대기 시 쓸데없는 짓은 금물

예외적인 경우이긴 한데, 화상면접 대기 시에 연결된 줄 모르고 딴 짓을 하는 경우들이 더러 있었다. 아마 긴장해서 켜져 있는지도 몰랐을 것 같은데. 사소하지만 중요한 실수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를 분명히 하자. 




짧은 시간, 낯선 사람과의 조우. 이는 결코 쉬운 행위가 아니다. 마치 소개팅에 나가서 처음 보는 이성과 2~30분을 대화한 후 "애프터를 할지 말지 결정하세요"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게 쉬울까, 면접 또한 마찬가지인 것이다. 자그마한 준비와 노력이 예상 외의 효과를 낳을 수 있음을 결코 잊지 말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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