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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rng Mar 24. 2022

[여행] 뉴욕5일차, 단상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영화에서 많이 봤던 뉴욕은 모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노숙자가 그득하고, 가끔 NYPD가 총격전도 벌이는 그런 곳이었다.

환상 속의 도시였던 뉴욕, 그 환상은 현실로 바뀌었다.




마스크가 없다.

관광객과 뉴요커를 구분하는 기준은 마스크 같았다.

뉴요커들은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아마 한번씩 다 앓고 나았지 않을까,

뮤지컬 공연장 같은 곳은 철저하게 마스크를 쓰게 하긴 했지만, 그 외 대다수 장소에서는 마스크 프리였다.

살기 위해 꽁꽁 싸매고 있는 현재 한국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다.

학창 시절,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 아니다 선생님 힘빠질거 생각하면 나중에 맞는게 낫다 의 논쟁이 있었다.

난 이러나 저러나 아픈건 매한가지므로 전자가 낫다였는데, 지금 문득 그 생각도 든다.



코로나 검사가 너무 쉽다.

거의 한블럭마다 코로나 검사 트럭이 있어, 만약 검사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물리적으로 5분 안에 대기 없이 검사가 가능하다.

뉴욕이 워낙 크다 보니 다른 동네보다 훨씬 많긴 하겠지만, 주요 거점의 선별진료소에서만 검사를 할 수 있었던 한국과 지극히 대조되었다.

여러가지 사정 상 이런 시스템을 가진 각각의 이유가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뉴욕이 비교도 안 되게 훨씬 편하다.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게 심적으로 불안하고 어린 아이들을 양육하는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기에 벌써 2번이나 검사했다, 네거티브.



치안 걱정이 없다.

오기 전에 걱정 많이 했던 부분인데, 길가다가 소매치기나 퍽치기 같은 것을 당할 수도 있다 지레짐작했었다.

그런데 막상 와서 보니, 관광지만 다녀서 그런지 몰라도, 전혀 걱정할게 없었다.

경찰도 곳곳에 많고, 사람들도 썩 친절한 편이다.



길거리가 깨끗하다.

머리만 돌리면 있는 쓰레기통 때문이라 쉬이 짐작해본다.

쓰레기통이 정말 많아서 굳이 길에 버릴 이유가 없다.

수년전이긴 하지만 예산문제 때문인지 거리의 쓰레기통을 모두 없애는 정책을 시행했던 영등포구의 이해되지 않는 정책이 떠오른다. (지금은 어떨려나)

아마 도보가 아닌 차만 타고 다니시는 분들이 만든 탁상공론이 아닐까,



키오스크가 없다.

신용카드는 거의 생활화되어 있는 느낌인데, 팬데믹을 거쳤지만 키오스크가 거의 없다. 키오스크는 맥도날드 외에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금전적으로 볼 때 인건비가 비싼 이 곳에서는 키오스크가 수익성 증가에 절대적으로 도움이 될텐데 의외였다.

문화적 특성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궁금하다.



자전거 배달이 매우 많고,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다.

대부분 전기자전거로 배달하더라. 한국과 달리 오토바이 배달은 전혀 없었다.

아마도 2륜차는 철저히 차로 구분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고 막연히 이유를 상상해본다.



거의 모든 길이 일방통행이고, 무단횡단이 일상화 되었다.

일방 통행이 아니면 무단횡단이 쉽지 않을텐데, 일방 통행이라 무단횡단이 무척 쉬웠다.

무단횡단을 안 하면 이상할 정도로 다들 당연한듯 한다.

길이 좁아 차만 잘 보면 크게 위험해보이지 않긴 하다.



테슬라가 잘 안 보인다.

서부와 같은 충전이 가능한 널찍한 주택가가 많지 않은 뉴욕의 특성 때문일까,

2017년 서부에서 테슬라를 보고 주식을 샀던 나로서는, 이 곳에 살면 테슬라에 투자하기 쉽지 않겠단 생각이 들었다.



크락숀을 거침없이 누른다.

바쁜 뉴욕인의 특성일까, 한국도 잘 누르는 편이라 생각했었는데 이 곳은 더하다.

시시각각 크락숀 소리에 깜짝깜짝 놀란다.

웬만해선 크락숀을 누르지 않던 런던이 슬몃 그리워졌다.




투자 아이디어를 찾고 싶어 이리저리 둘러봤는데, 여긴 너무 관광지라 그런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그저께 만난 친구가 말해준 디지털 요람이 아마 1~2년 내 강남부터 시작해서 대유행하지 않을까 싶은데, 내가 들고 들어가서 사업을 할 수도 없고..

5년전 테슬라를 발굴(?)한 혜안이 다시 내게 찾아왔음 좋겠다.

끊임없이 고민해봐야겠다.


이제 아침에 눈을 뜨면 이 도시를 떠난다.

왜 뉴욕에 가냐는 그들의 질문에 답을 과연 찾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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