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리셉션에서 일하시던 분이 힘들어 죽겠다며 당분간 놀고 먹으며 실업급여로 살거라고 그만둔단다. 그 후임을 구하기 위해 인사과에서는 7월에 구인광고를 내었다. 리셉셔니스트 구함/ 남자, 여자, 그외. 물론 우리는 여자 직원을 구할 거였지만 '용모단정한 여성'을 뽑는다고 하면 법에 저촉되므로 남자, 여자, 그외(M/W/D)라고 구인광고를 올렸다. 그랬더니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력서를 보내왔단다. 남자와 그외의 성은 보기 힘들었고 이력서를 보내온 대부분은 여성들. 그중 코로나로 인해 해고된 사람도 꽤 있었다(고 인사과 매니저가 말했다.)
사실 나는 우리회사 다른 분야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인사과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는 관심이 많다. 내가 사람에 관심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금요일 오후가 되어 하나 둘 일손을 놓고 옹기종기 모여 수다를 떠는 타임이 오면, 나는 슬슬 인사과 기네스 양의 책상을 기웃거리며 누구 새로 들어오는 사람 없냐고 물어본다. 최근 리셉셔니스트 구하는 일은 어떻게 돼가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얼마 전에 어떤 남자가 전활해서 면접결과 어떻게 됐냐고 다짜고짜 묻던데 그 사람 뽑혔냐고 물어본다.(우리 회사엔 매장이 여럿 있어 사람 들고 나는 일이 흔하다, 직원과 안좋은 일로 송사가 진행되는 일도 드물긴 하지만 있다. 이런 일들은 특히 나의 관심을 끈다.)
누군가가 인터뷰에 초대가 되면 나는 미팅룸을 기웃거린다. 내 책상이 유리문을 단 미팅룸과 멀지 않기 때문에 내 자리에서 면접자의 얼굴을 멀리서나마 볼 수도 있다. 아니면 화장실에 가는척 하며 창문너머로 면접자의 얼굴을 살뜰히 지켜보기도 한다. 그러면서 혼자 면접자의 성격과 가족관계 등을 상상해보는데 지금까지 내가 상상했던 성격과 실제 성격이 맞아떨어진 경우가 아주 드물다. 나는 아직도 사람보는 눈이 없는 모양이다.
예전 우리 회사에 뽑혔던 사람들을 예로 들어보자면,
1. 구인 IT 직원 /
나의 상상 : 얼굴이 잘생긴 30대 초반 남자, 너드 스타일 아님. 검정색 티셔츠에 머리를 무스로 발라 세우고 조곤조곤히 말하는 저 사람은 독신에 날라리, 얌체일 가능성이 있음.
실제: 이 분이 IT 직원으로 뽑혔는데 함께 일을 해보니 내가 보았던 첫 인상과 성격자체가 판이하게 달랐다. 전혀 날라리 아니었고 독신도 아니었으며(면접 당시 딸 하나, 최근 둘째가 태어났음) 모든 직원들의 일을 자기일처럼 발벗고 나서는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였다.
2. 구인 회계 직원 /
나의 상상: 키크고 떡대좋고 성격 시원시원한 50대 여성, 자신감과 멘탈 갑, 싱글이나 이혼했을 가능성이 있고 자기주장이 강해서 다른 직원과 부딪힐 가능성이 좀 있겠으나 일은 잘하겠음.
실제: 이혼한 것은 맞고, 성격은 시원시원했으나 다른 직원들과 부딪히는 경우는 전혀 없었고, 자기주장을 세우는 일도 거의 없었다. 키도 큰데 늘 7cm힐을 신고다녀서... 자신감의 표출인지는 모르겠으나 또각또각하는 소리가 너무 크게 들렸다. 안그래도 바닥이 나무바닥이라... 들어온지 1년 반이 지난 현재 이분께 코로나와 함께 우울증과 번아웃이 찾아왔다. 그래서 요즘은 출근하지 않는다. 이분, 재택근무로 돌려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얼굴 못본지 3개월 이상. 전화를 해도 받질 않고, 이메일을 써도 대답이... 아주 드물게 있다. ㅠㅠ
3. 구인 매장 매니저 /
이 분은 5년전엔가 독일 남부에 있는 한 매장의 매니저가 되겠다고 면접보러 오신 분인데... 아, 아직도 생각난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올 제, 나는 양복모델 겸 면도기 모델이 걸어 들어오는지 알았다. 정말이지 독일와서 이렇게 잘생긴 사람은 처음봤다. 영화배우로 말하라면... 이 비슷한 이미지의 배우가 누가 있는지... 아니, 배우보다는 모델쪽인데... 내가 서양 모델계에는 아는 사람이 없어서 누구를 닮았다고 말은 못... 아니, 가만 생각해보니 모델계도 아니고 만화계 정도랄까... 그중에서도 순정만화계... 하백의 신부에서 하백을 닮았다고나 할까. 이 사람이 면접을 마치고 돌아간 후 직원들끼리 모여서 수군거렸다. 모두들 저렇게 잘 생긴 사람 현실에서 처음봤다고... 스크린에 들어가 있어야할 사람이 매장 매니저가 되었으니 당연 채용되자마자 우리 회사의 얼짱이 되었던 그. 사람은 보통 생긴 것과 그 사람의 능력은 비례할 것이라는 착각을 종종 한다. 스스로 착각해놓고는 '아니, 저렇게 일잘할 것 처럼 생긴 자의 능력치가 겨우 이것밖에 안돼?'하고 지레 실망한다. 그 하백처럼 생긴 매니저에게도 마찬가지 일이 생겼다. 그에게 입사 2년만엔가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잃어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어떻게 잃어버렸는지 자세한 현황은 잘 모르겠지만,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돈을 잃어버린 후 그가 했던 행위가 책임감 제로인 마마보이같았다나.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사람이 쓸데없이 잘생기면 주변사람의 기대치만 높아지지 본인한텐 그닥 도움이 안된다고. 회사는 얼굴뜯어먹으려고 다니는 데가 아니니.
그럼 9월 1일에 첫 출근한 우리의 뉴 페이스이자 리셉셔니스트에 대해 얘기를 좀 해볼까나.
지난 화요일인 9월1일부터 출근하고 있는 미세스 듀 플레지. 나이 40대 초반, 첫인상은 약간 수줍어함(이라고 인사과 매니저에게 전해 들었음). 아이 둘 가진 엄마에 아담사이즈, 미국계 은행에서 11년 근무한 경력이 있어 영어 술술잘함, 불어도 꽤함(이라고 인사과 매니저에게 전해들었음. 은행 리셉션에서 일했는지 여부는 모름). 나는 이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그녀를 처음 만났다.
9월 1일에 첫 출근한 날, 내가 지켜본 바로는 그녀는 혼자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한 것 닽았다.내가 같이 먹어줄까 하다가 말았다. 그때 내 도시락에는 치킨 후라이드 라이스가 들어있었으므로. 남에게 부탁받지 않은 친절을 베풀고 싶지도 않았고. 그래서 첫날은 무심하게 대했다.
다음날 점심시간에 내가 그린데이의 American Idiot를 이어폰으로 크게 들으며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을 즈음, 미세스 듀 플레지가 파란색 도시락을 들고 수줍게 주방으로 들어왔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여러가지 반찬을 꺼내놓은 내 밥상을 보더니 '나는 요리할 시간이 없어 빵만 두 쪽만 가져왔네...' 하며 수줍게 내 맞은 편에서 오른쪽 식탁에 멀찍히 앉았다. 내 이어폰에서는 그린데이의 American Idiot 가 끝나가고 있었고 곧이어 When September Ends가 나올 예정이었으므로 계속해서 노래를 듣고 싶었지만... 그렇지 않아도 모든 것이 낯선 신입에게 쌩까고 싶진 않았다. 나는 예의상 이어폰을 귀에서 떼어내며 말했다.
'구텐 아페티트!'
'구텐 아페티트!'(활짝미소는 덤.)
미세스 듀 플레지는 상당히 친절했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친절한 사람은 누굴까? 바로 회사에 첫 출근한 사원! 이들은 모든 것이 낯선 회사에 차를 끌고 들어와서 어느 구역에 주차해야되는지도 모르고 한참 진땀을 뺀 후에야 겨우 출입문을 열고 들어온다. 여기저기 생전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한차례 소개가 시켜진 후 뻘쭘하게 자리에 앉긴 앉았지만 뭘해야할지 몰라 우물쭈물한다. 같이 놀아줄 사람이 없으므로 모든 직원들에게 친절하다. 뭘 물어봐주면 황공한 자세로 대답해준다. 미세스 듀 플레지도 이와같은 절차를 밟은 후 그럭저럭 서너 시간을 보내다가 점심시간을 맞은 것이었다.
인사과 과장으로부터 그녀가 약간 수줍어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얘기를 해보니 활달한 사람이었다. 밝은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었다. 나는 성격이 들쭉날쭉 하므로 얘기하는 사람의 성격에 동화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조용한 사람과 얘기를 하면 나도 같이 말을 조용하게 하게되고, 성격이 들뜬 사람과 얘기를 하게되면 나도 들떠서 신나게 지껄이는 경향이 있다. 미세스 듀 플레지와의 대화는 후자쪽이었다.
얘기를 하다보니 미세스 듀 플레지는 외국인 액센트에 상당히 인내심이 강한 사람이란 느낌을 받았다. 독일인들과 얘길 하다보면 독일인에는 두 부류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상대방의 외국인 액센트를 거리낌없이 받아들이는 사람과 외국인 액센트를 불편하게 느껴서 그룹의 독일인들과만 얘길 하려는 사람. 미세스 듀 플레지는 전자쪽이었다. 전자들은 대개 부모가 외국인이거나 친한 외국인 친구들이 꽤 있거나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녀의 성이 프랑스 성이라 프랑스인이냐고 물었더니 남편성을 물려받아서 그렇단다. 남편은 그럼 프랑스인이냐고 물었더니 남아프리카 공화국인이란다. 아, 그렇지. 남아프리카 공화국엔 네덜란드인들이 아주 많고 그 다음엔 프랑스인들이 많지. 그녀의 남편은 독일에서외국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배우자를 외국사람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 역시 대화 상대자의 외국인 액센트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대화하는 법에 단련되어있다.
남편과는 이스라엘 키부츠에서 만났단다. 20년전에.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꽤 위험한 국가였지만 요즘만큼 위험하지는 않았던지 숙소와 식사, 약간의 용돈을 받고 이스라엘의 키부츠에서 일하려는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꽤 있었단다. 당시 미스였던 지금의 미세스 듀 플레지는 거기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미스터 듀 플레지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키부츠에서 돌아온 후 짐을 싸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갔단다. 1년동안 거기서 베이비 시터를 하면서 생활했다. 다른 것은 대부분 적응을 하겠는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음식만큼은 먹기가 힘들었단다. 그 나라엔 신기하게도 국수가 없다나? 누구도 국수를 먹지않아 가게에서도, 식당에서도 국수를 먹어본 적이 없었단다. 그러므로 미스터 듀 플레지는 결혼후 독일에 와서 스파게티를 먹어보고 탄성을 내질렀다고.
설마? 중동인가 중국에서 발명된 몇천 년 음식역사의 센세이션 중의 센세이션인 국수가 없다고?그럴 수가 있나? 그래도 호텔에는 국수가 있겠지. 스파게티 정도. 그건 국제적인 음식이라 없을 수가 없어.
하여튼 그녀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국수대신 많이 먹었던 것은 옥수수죽과 감자.
내가 얘기했다.
어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음식들이 북한과 비슷하네. 북한도 날씨가 추워서 쌀농사가 용이하지 않고 산이 많다보니 옥수수죽과 감자를 많이 먹는다고 들었는데...
오, 이것은 내가 좋아하는 주제이다. 다른 나라의 음식, 여행, 문화와 역사. 게다가 아프리카에 대해서 나는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호기심이 넘쳐났다. 우리는 아프리카 인들의 생김새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아프리카인들중에 아시아인과 비슷하게 생긴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는 내가 보기에 흑인이라기 보다 아시아인 얼굴에 가까운 것 같아. (핸드폰을 내밀며), 이 만델라 사진 좀 봐.눈이 아시아 눈이잖아.
사진출처: www.welt.de
어머, 그러고 보니 넬슨 만델라 얼굴에서 한국 할아버지가 보여. 특히 눈쪽이 정말 아시아계를 많이 닮은 것 같아. 이런 사람들의 유전자에 정말 아시아인의 유전자가 들어있을까?
그거야 나도 모르지.
예전에 어느 올림픽이었는진 모르겠지만 100미터 달리기 경기에 참가한 한 나미비아 선수를 봤는데, 어머, 얼마나 잘생겼던지... 뛰는 폼도 멋지던지... 그때 내게 나미비아 인들은 잘생겼다는 선입견이 생겨버렸지. 나미비아 인들은 어때? 혹시 나미비아 사막에 가봤어?
나미비아엔 못가봤어.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인접국가의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서 일하고 있고 인종도 언어도 다양한 나라야. 특별히 나미비아 인들을 만나보진 못해서 어떻게 생겼는진 모르겠고. 잘생긴 사람들이야 어느 나라에건 있지. 난 솔직히 유럽인들을 보면 대충 짐작이 가는데, 아프리카 인, 아시아 인들은 봐도 봐도 어느나라 사람인지 인지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인들을 구분하지 못하겠어. 내 베프중에 카자흐스탄 여자가 있는데 걔가 딱 너처럼 생겼어. 카자흐스탄이 한국에서 얼마나 먼데... 카자흐스탄인하고 한국인하고 비슷하게 생겼다는게 이해가 돼?
(그러면서 사진을 보여줬는데, 내가 봐도 그 여자가 한국인처럼 생겼음, 나를 닮은 것 같기도 했음.)
그럴 수 있지. 우리 조상들은 아주 먼 옛날에 중앙아시아에서 왔거든. 언어도 우랄 알타이어를 쓰고. 게다가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였을때 사람들이 러시아로 많이 이주했는데 그때 스탈린이 한국인 정착촌에서 살던 한국인들을 강제로 중앙아시아로 이주시켜버렸대.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이런데 있잖아. 그래서 아직도 한국인들의 후손들이 그 땅에서 살고있지. 거기 시장에 가면 심지어 김치도 판대. 니 친구도 어쩌면 한국인일지 몰라.
어머, 한국에 그런 일이 있었구나. 이런 이민의 역사가 참 흥미로운 것 같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도 유럽인들이 식민지 개척하러 아프리카에 들어오느라 유럽인 후손들이 많이 남아있고, 이웃나라 아프리카인들이 직장을 구하느라 많이 들어와 있는데. 이해가 안되는 건 인도인들이 많다는 거야. 인도인들이 어떻게 해서 이 먼 나라까지 와서 살게됐는지 정말 궁금해.
인도인들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그렇게 많다니... 그건 처음 들어보는데? 근데 남아프리카 공화국 바로 옆에 마다가스카르라는 섬에는 아프리카 인들이 아닌 인도 말레이인들이 산대. 이것도 흥미롭지 않니? 나도 한 번 위키페디아에 찾아봐야겠다. 우리집에 100유로짜리 엄청 두꺼운 지도책이 있거든. 내가 지도를 좋아해서 남편한테 선물받은 건데, 거기 보면 인종의 이동이라고 해서 연도별로 화살표를 쳐논 데가 있거든. 그 지도책에서 연도별로 그려진 유대인의 이동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집에 가면 찾아봐야겠다. 혹시 인도역사의 어떤 부분이 인도인을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이주하게 했는지.
그런데 넌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을 구분할 수 있니?
그럼. 얼추 구분이 가. 생긴거 외에도 말투라든지 행동, 옷차림이 많이 다르거든. 근데 내가 중국에서 좀 살아봤지만 중국인은 사실 구분하기가 힘들어. 중국엔 아주 많은 소수민족들이 살아서 말이지. 중국 서부에는 아랍인들이 살고, 동북부에는 한국인들이 살고, 그리고 서남부에는 태국인들이 살고, 티벳에는 티벳인들이 살지. 종교나 고유의 언어가 다 달라. 그래서 중국인은 이렇게 생겼다 라고 한마디로 정의할 순 없어.
중국인들은 다 너처럼 생긴줄 알았는데 아니었구나... 상하이에 친구가 있어서 아마 언젠가 상하이에 놀러갈 일이 생길 것 같아. 너무 기대돼. 중국음식들이 너무 맛있잖아. 난 외국음식을 너무 좋아하거든. 독일에서 먹는 중국음식 말고 진짜 중국음식 먹어보고싶어. 인도카레도 인도있을 때 계속 먹었는데 질리지 않았고, 한국음식인 김치도 너무 좋아해. 내 여행에 대한 기억은 음식과도 많은 연관이 있어서 말이지.
주의를 기울여 지켜본 바로 미세스 듀 플레지는 새로 출근한 곳에서 제법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낯선 회사에서 낯선이에 적응해야하는 뻘쭘한 상황이 너무 싫어 이직하고싶은 생각이 없는데.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미세스 듀 플레지와의 대화는 즐거웠다. 대화후 우리는 이제 존댓말하지말고 반말하기로 합의했다. 그래서 그녀는 이제 '미세스 듀 플레지'가 아닌 '지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