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몇 차례씩 새로운 일들을 마주하며 괜스레 설레고는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른 듯하다. 내게 있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지난 1년간의 후회와 아쉬움이었다. 그래서 달력에 '12'라는 숫자가 '1'로 리셋되는 날이 되면 "올 해는 열심히 살아야지"라고 다짐하곤 했다.
2020년이 됐다. 다행인지 혹은 불행인지 이번 해에는 지난 1년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이전보다는 조금 덜 한 듯하다. 재작년, 내가 29살이었던 나는 30대가 되면 정말 열심히 살 거라고 다짐했다. 20대 시절을 무의미하게 보낸 것만은 아니지만, 해볼까 말까 하다 결국 시도조차 못해보고 나중에 후회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였기 때문이었다.
이런 다짐은 작년 한 해 동안 나를 멈추지 않고 꾸준히 움직일 수 있게 만들어 준 원동력이 됐다. 그렇다고 작년에 내가 보낸 시간들이 모두 행복과 만족감으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20대에 끝자락에서 다짐한 것을 어느 정도 해냈다는 생각에 매년 첫째 날 느꼈던 아쉬움이나 후회의 크기가 이번엔 조금 덜 했다 정도이다.
이제 나는 31살이 됐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전화나 메시지에 올 한 해 계획한 일 다 잘 되길 바란다는 말도 가끔씩 포함됐다. 그러나 나는 계획과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외국으로 여행을 갈 때도 스케줄은 거의 만들지 않는 편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이제 새해 첫째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문득 나는 조금 늦은 새해 다짐을 해버렸다.
내가 작년에 하기로 마음먹은 일들을 올 해에 꾸준히 해 보는 것. 단순하면서도 참 어려운 일. 새로운 일들이 아니라 묵혀둔 일들을 꺼내 다시 시작하는 일들에 나는 이번 한 해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