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면 어김없이 잠이 깨는 나이가 되었다. 아니 그런 나이는 없겠지만 스스로 위안 삼는 방편이다.
잠이 깨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소리가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로 새벽을 시끌벅적하게 하는 때가 있다.
어떤 날은 벽에 걸린 시계 소리가 자동차공장의 기계 소리처럼 커져만 가고, 어떤 날은 침대 위 얇은 이불이 천둥처럼 쿵쿵 몸을 내려찍는 날도 있다.
이것은 집의 내면에서 울려 퍼지는 일종의 사이렌과 같다.
사람 사는 집의 철근 뼛속에서부터 낮 동안 켜켜이 쌓였던 사물들의 어두운 곡성이라고 해둔다.
사람이 잠든 사이 잠 못 이루고 칠흑 같은 침묵을 깨고 흐느끼는 것일까?
가장 고요한 시간이 되어서야 그들의 목소리가 가장 크게 들려오는 것은 여유라고 해나 하나 두려움이라고 해야 하나, 글쎄 적절한 명사를 찾지 못하겠다.
요즘 잘 나간다는 핵인싸 아이들에게 도움을 요청해 신박한 신조어를 하나 만들기라도 해야 할까 머리를 뒤척이다 보니 벌써 날이 밝아 있다.
사물의 소리는 어느새 잦아들어 다시금 흔적을 감춘 아침이다.
이것은 하루의 시작일까? 고된 소란의 종료일까?
어찌 되었건 그들이 다시 고요의 시간을 시작하는 순간 다시금 하루의 소란은 시작된다.
'소란'은 어쩌면 꿈틀거리는 생명의 증명이므로 '의무'처럼 행복해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