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날이 꾸무리하다. 어둡다. 비가 오려고 한다. 바람이 쓸쓸히 분다. 이런 날씨는 힘들다. 날씨와 인간 정신의 상관관계가 과연 존재할까 의문이 드는 하루다.
‘존재한다’에 한 표!
한 표를 걸고 나니 딱히 논리적 근거를 댈 수가 없다. 그럼 비논리적 근거를 대 볼까 한다.
날이 어두우면 세상의 어두운 것들이 과장되게 어두워져 칠흑 같은 어둠을 향해 간다. 비가 오려고 하면 세상의 습한 것들이 과장되게 축축해져 한없이 아래로 침잠한다. 바람이 쓸쓸히 불어오면 세상의 쓸쓸한 것들이 과장되게 잦아들어 끝없이 멀리 날아가 버린다. 그래서 이런 날씨는 덩달아 어둡고 습하고 쓸쓸해진다.
이와 같은 비논리적인 근거를 들어 감정의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일까?
‘아니다’에 한 표!
평소에도 논리성이 부족한 나는 이렇게 비논리적인 이야기를 횡설수설하는 것으로 묘한 위안을 얻는다.
누구보다 논리적이며 똑똑한 내 친구는 술을 좋아한다.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은 너무 재미가 없어. 술이 없이는 사람들과 친해지기가 어렵지.”
이쯤에서 나는 술을 마시지 않고도 횡설수설할 수 있어서 좋은 것인가 나쁜 것인가?
‘좋은 것이다’에 한 표!
자꾸만 투표하는 이유는?
글쎄, 이유가 있어야 할까?
이유가 없이도 "그냥" 일어나는 일들이 지나치게 많은 세상에 살고 있어서 요즘은 이유를 밝혀내는 일에 게을러지고 무디어지고 있는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