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이 갑자기 보자고 했다. 이유를 묻지 않고 하루의 피로를 책상 서랍에 넣어 급히 잠그고 달려 나가는 기분은 참 좋다. 예정된 일정이 아니어서 좋고 가는 내내 친구의 얼굴이 떠올라서 좋다.
인도 음식을 먹어보자고 해서 낯선 장소를 찾아갔는데 낯선 장소에서 낯익은 친구의 목소리는 괜스레 다르게 느껴져 신선하다. 즐겁다.
주차를 겨우 하고 지하 2층에서 지상 2층으로 가는 엘베(요즘은 말을 길게 하는 게 힘들다) 안에는 과묵한(평상시에는 어떤지 알 수 없다) 어른 셋과 아이 둘이 함께 타고 있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들은 수다 삼매경이다. 학교를 파하고 이 건물에 있을 법한 학원에 가는 중인 것 같았다. 한 아이가 격앙된 목소리로 자신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아이 짜증 나. 정말 나 너무 힘들어. 학교 가기 싫어 미치겠어. 정말 정말 이상해. 우리 교실에 있기가 너~~~ 무 싫단 말이야. 하나부터 열까지 진짜 맘에 안 들어. 아아아아, 짱나 짱나.
―왜? 왜 그래? 뭐가 그래 싫어? 그냥 좀 참아봐.
―헐. 니가 우리 반에서 안 살아 봐서 그래. 담탱도 이상하고 애들도 이상하고……. 으흐, 정말 정말 싫거든.
얼마나 말이 빠르고 정확한지 그 짧은 시간에 모든 상황 이해 완료! 마치 엘리베이터가 소극장 무대 같았다.
100년을 살아도 10년을 살아도 누구나 자기가 가장 힘든가 보다 하고 식당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친구와 만나서 나도 오늘 하루가 정말 힘들었다고 투덜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