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온다. 서쪽 바람에 기대어 비화가야의 하늘이 저물어 온다. 옛 님 뒷동산 오르듯 옛 귀한 님들 무덤가에 오른다. 산 자와 죽은 자들의 고운 핏물 같은 저 노을이 온다. 저 노을에 옛이야기가 다가온다. 발간 얼굴들이 말을 걸어온다. 미래는 어떤 곳이냐고. 낯설지 않은 얼굴들에 나도 말을 걸어 본다. 과거는 즐거운 곳이냐고. 잠시 귓가에 머물다 마구 파헤쳐진 자국을 보듬다 그렇게 노을이 간다. 나도 함께 노을이 된다. 비화가야의 저녁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