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명절 음식을 메모하다가

(시) 명절 음식을 메모하다가 /올제



빨간 볼펜으로 소갈비라고 쓰는데 핏물이 번진다

소갈비가 차가운 서랍에서 잦아들고 가라앉는 사이

푸른 살 생선이라고 쓴다

시퍼런 등이 드러난 고등어가 그만 은색 칼에게 도륙되어 얕고 낮게 누웠다

같은 피들이 만나 소갈비와 고등어를 뜯고 씹고 웃는 날인가

그런다


가끔은


같은 피들이

같은 피가 섞인 서로의 살점을 뜯고 씹고 우는 날인가

그런다

명절음식은 사람들의 저 아래에 잠자던 불끈을 확 달게 하는 맛일 때가, 그럴 때가 있다




#추석 #명절 #음식 #가족 #관계 #소통

이전 15화(시) 나는 트럭을 탄 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