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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Aug 10. 2023

탈영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지 못한다는 건

얼마 전   넷플렉스에서 D.P란 드라마를 봤다.

작년에  처음 방영되었는데 많은 인기가 있어서인지  올해 시즌2로  다시 제작된 것이다.

D.P란 헌병대 소속이면서 주로 탈영병을 잡거나 설득시켜서  부대로 복귀시키는 게 주 임무다.

나도 40여 년 전  후방 대대에서 기간병과 방위병 훈련을 담당하는 교육사병으로 군생활을 했다.

그 당시 보직이래야 정해진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다 해야 하는 시절이라 위에서 시키면 뭐든 해야 했다. 지역 방위병들은 한 달에 며칠씩 대대에 들어와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가끔 아무런 연락도 없이 교육에 불참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헌병대에 신고하기 전  교육계가 찾으러 나가는 경우가  가끔 있었다.  나가보면 대부분 집안 형편 때문에 못 나오기에  설득을 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지만 군생활이 힘들어서 무단이탈 한경우도 많다. 이런 때는 몸싸움도 각오해야 한다.

드라마같이 전방 같은 사회와 단절된 곳에서는 가혹행위와 부조리로 탈영이나 총기사고가 종종 일어나는 게 사실이다. 대부분 선임 괴롭힘이나 가혹행위가 사건의 발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탈영이란 자신이 있어야 할 병영을 떠나 안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요즘 같이  인터넷이나 휴대전화가  밭달되고 인권문제가 중요시되는 세상에 많은 게 좋아졌어도 특수상황인  군대에서는 탈영을 근절시키기 어렵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잘 살펴보아야 한다.

근데  이 문제가 군대에서 만의 문제가 아니다.

며칠 전 길거리에서 사회에 불만을 갖고 지나는 행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뉴스에선 조현병이니 사회적 부적격자니 말이 많았다.

그들도 있어야 할 자리를 벗어났으니 큰 범위로는 사회적 탈영이다. 지금 자신의  처해진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묻지 마 살인을 한다는 건 군대에서  가혹행위를 참지 못하고 총을 난사하는 것과  같다.

우리나라는 총기 소지가 쉽지 않아서 그렇지만 총기 소지가 자유로운  미국 같은 나라에선 총기사고가 많다. 이들의 특징은 자기보다 약하거나 어린 사람 또는 비무장한 사람을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선 이 책임을 범죄자에게만 물을 것이 아니라 사회적 국가적 책임이 없는가를  묻고 있다.

모두가 안심하고 살려면 내 옆에 있는 사람이  잘 지내고  있는지 사는 게 힘든 건 아닌지 살펴서 그들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자기의 자리를 이탈하는 탈영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탈영자 그들의 가족이  친구가 전우가 맨 처음 징조를 알 것이다. 그들을  위로하고 힘든 지금 상황을 이겨내게 돕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주변에 아무도 도울 사람이 없으면 문제가 된다. 이런 때 신앙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자여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니"

우리 사회가 살기가 좋아지려면 소통하고 돌아봐야 한다. 예전보다 많은 것들이  좋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다.   이런 오명은 이제 벗어야 한다.

자신의 자리가 버거워서  고통스러워서 삶을 포기하거나  남에게 화풀이를 해서는 안된다.

정신적 병 탓 가족 문제 사회적 탓만 해서도 안된다. 내 주변부터 살펴보고 사는 게 힘든 이들을 도와야 한다. 내 힘으로 안되면 국가적 기관에 도움을 청해 도와야 한다. 그러면 혹 그들이 있어야 할 자리를 힘들게 지켜나가면서도  탈영을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 살기가 각박한  세상이 되었지만  아직도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많다.

인류가 생겨나고부터 약하고 소외받는 사람들은 있었다. 전쟁도 끊이지 않았다. 승자가 갖는 기쁨뒤에는 억울하고 한 많고 복수심을 갖는 사람도 있길 마련이다. 이건 인류의  풀리지 않는 숙제이지만 이걸 줄이고 좁혀가는 게 선진국이고 복지국가가 되는 길이다.

우리 모두가 힘들더라도 자기 자리를 지켜간다면 주변을 돌볼 수 다면 탈영도 그만큼 줄 것이고  우리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오늘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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