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에게서 딸을 결혼시킨다는 청첩장을 받았다.
동창회 단체 카톡방에도 있고 학교 다닐 때도 같은 반이었지만 그리 친하게 지냈던 기억이 없는 동창이다. 더구나 졸업한 지 40년이 지났고 여태껏 개인적으로 전화통화를 한 적이 없던 동창이었다.
단체 카톡에는 함께 속해 있으면서도 개인적으로 일 년 내내 전화통화 한 번도 없다면
정말 친구일까?
이젠 만나면 얼굴조차도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듯하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그때그때 친하게 지내다가도 무슨 일인지 모르게 연락이 끊기거나 자주 연락을 안 하게 되어 소식을 잘 모르게 된 친구들도 있다.
예전부터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다. 예전에는 군 의무기간이 34개월이었다.
첫 휴가도 일 년이 지나야 나올 수가 있었다.
전화 통화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었고 편지도 받기 어려운 시절이었다. 그때 군대 가는 남자들의 제일 큰 걱정은 오래 못 보면서 여자친구의 맘이 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 시대는 애인의 변심 때문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이 생겼다. 이 모두가 자주 안 보는데서 생긴 일이다
요즘같이 휴대폰으로 영상통화라도 할 수 있으면 덜 그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형제들도 부모가 모두 돌아가시고 구심점이 없어지면 자주 안 보게 된다. 멀리 있는 형제가 이웃사촌보다도 더 못하다는 말이 있다. 몸이 멀어졌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우리 주변에서 한 사람씩 멀어지는 일이 생긴다.
하루하루 살기가 각박하기 때문일까?
직장을 그만두게 되고 사회생활을 안 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멀어지게 된다. 나이가 들게 되면 새로운 친구를 만드는 게 쉽지가 않다.
그동안 살아온 배경과 환경이 다르다 보니 그렇다. 그동안 살면서 많은 상처도 있었을 테니 쉽게 마음 열기도 어려울 것이다.
그만큼의 열정도 식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공통점 찾기도 어렵고 마음 맞추기가 힘드니 더
그럴 것이다.
나이가 들면 주변에 사람이 적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를 내세우면 더 그렇다.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고 했다.
그래야 자식들도 오고 손자 손녀들도 온다.
친구들에게도 밥이라도 사주는 친구가 돼야지 늘 얻어먹으면 잘 부르지도 않는다.
나이가 든다는 건 이해를 잘해주고 베푸는 것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주변에 사람이 머물게 된다.
내가 잊히는 사람이 안되려면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베풀어야 한다.
주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고 했다.
뿌린 씨앗만큼 거두는 게 인생이다.
언제나 인생은 고독하다고 했다. 어렸을 적에는 같이 놀아줄 친구가 있고 사회에 나와서는 함께 일해줄 동료가 있어서 잘 몰랐을 것이다.
일을 그만두고 아이들도 커서 다 떠나면 남는 건 늙고 힘없는 배우자뿐이다.
잔소리 많은 배우자라도 있는 게 행복한 것이다.
집사람의 주름진 손을 잡으며 오늘도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