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선재의 야생화 2

부케로 쓰이는 꽃 작약

by 김재선

어김없이 또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난 오전 일과를 끝내고 서둘러 하선재로 향했습니다. 도시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시원한 초록의 산들이 펼쳐집니다.

한 시간 반쯤 시간을 지나 하선재에 도착하면 올리와 샬롬이 두 마리의 진돗개가 반겨줍니다.

개들의 뛰어난 청각으로 찻길에서 언덕으로 올라오는 내차의 소리를 알고 반갑다고 짖습니다.

늘 풀어놓고 기르던 개들이지만 요즘 좀 컸다고

동네에 다니면서 사고도 치기도 하고 양봉하시는 분이 벌통을 갖다 놓았는데 거기 가서 벌들을 잡아먹기도 해서 부득이 묶어 놓았으니 주인이 오니 얼마나 반갑겠습니까?

녀석들을 데리고 나가 참고 있던 대소변을 누이고 나면 그동안 목말라했을 꽃들에게 물 주기 시작입니다.

사흘 만에 다시 보는 꽃밭에는 분홍색 패랭이꽃 한 무리가 활짝 피어나 장관을 이룹니다.

역시 꽃들은 무리 지어 피워야 아름답습니다.

철제 난간과 집 중앙 적단풍이 있는 화단에 있는 세워둔 바위를 타고 가는 탐스런 인동초 꽃은 어찌 보면 국화꽃 같기도 하지만 아름답게 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작년 겨울을 힘들게 보내는걸 올봄에 퇴비를 많이 주어서 그런가 활기를 되찾은 것 같습니다.

원래 인동초는 겨울에도 줄기가 마르지 않고 있다가 봄이면 꽃을 피운다고 언제부턴가 강인함의 상징이 되기도 한 꽃입니다.

처음 집 지을 때 꽃을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작지만 정원을 만들고 아내 영문 이름을 따서 그레이스 가든이라고 부릅니다.

유난히 작약 꽃을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작년 작약을 심었는데 이번에 와보니 빨 알 간 작약꽃이 폈습니다.

그동안 자주 접하진 못하던 꽃이라서 그런지 결혼식 부케로 쓰이는 꽃이라서 그런지 탐스럽고 아름답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꽃말도 수줍음 부끄러움이라고 합니다.

작약 꽃의 색깔도 흰색 , 핑크색. 자주색 여러 가지 있는데 이번에 핀 것은 와인 칼라가 도는 자주색 작약꽃입니다.

아내가 입술에 즐겨 바르는 루주 색깔과 같아 더 보기가 좋습니다.

도시에 살지 않고 시골에 산다는 건 도시만큼의 편리함은 없지만 여러 종류의 꽃을 키우고 텃밭에서 채소를 키워 먹을 수 있고 공기가 좋고 물이 좋다는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많습니다.

화단에 꽃들을 바라다보며 감탄하고 즐거워하는 아내를 보면 역시 시골에 집 짓기를 잘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집구석 구석에 빈 공간이 있습니다.

그곳에 아내가 좋아하는 꽃들을 하나하나 심어 나갈 겁니다.

언젠가는 아내가 좋아하는 꽃들로 모두 채울 수 있겠지요.

아침이면 아내와 함께 향긋한 커피잔을 들고 밤새 잘 있었는지 꽃밭을 돌아보면서 사는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렇게 우리의 노년도 채워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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