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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Apr 08. 2018

재수 없는날

그래도 감사

아침부터 비가 온다.

오늘은 식목일이다.  비가 오는 날이면  좀 고생스럽지만 나무 심기엔 좋다.

그동안 별러왔던   친구네 아로니아 농장에서. 6년생 아로니아  열 주를 옮겨 심기로  한 날이다.

이 친구도. 처음 귀농해서 제일 먼저 심은것이 비교적 잘 자라고  손이 덜 가는  아로니아를 심는거였다.

나무가 얼마만큼 자랄지 몰라  1미터 간격으로  심은것이 그동안 잘 자라서 나무가  사람키를 훌쩍 넘기고서로 붙을 지경이 되서 속아 낸다고했다.

그 속아낸  아로니아를  열주를 얻기로 했다.

미리 그친구가  속아낸 아로니아를 커다란 포대에 담아서

차로 싣고와 옮겨 심기로 한 날이다.

화물차가 없는 난 그친구에게 집까지 옮겨 주길 부탁했다.

집에 도착한 시간이 낮 열두시 쯤 어느덧 점심시간이다.

친구와 서둘러  칼국수 한그릇 끓여먹고  나무 심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  집쪽에서  아내의 다급하고 고통의 외침이 들려왔다.

서둘러 뛰어 올라가 보니  테크위에 아내는 나가 자빠져 있었다.

고통스러워 하는 아내를 위해119를 부르고  원주기독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은 이미 만원이라 받아 주질 못한단다.

몆번의 실랑이가 당직의사와 있은후 근처 성지병원으로 옮겨갔다. 응급처치를 받고. 겨우 입원을 시키고 나니 하루해가 다 지고 어둑한 저녁이었다.

그때서야 집 마당에다 내놓고 온 아로니아 열주가 생각이 났다.  늘 시골에서 혼자 일을 하는데 그때마다 힘들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산불 감시 하느라 바쁜 친구가  오늘은 비가 와서 모처럼 쉬는 날이라 함께 심기로 해준 터라  느긋하게  칼국수에 커피와 디저트까지 담소를 나누고 나무를 심으려고 하는차에  아내가 넘어져  지난 겨울부터 준비한것이 한순간

다 무산되고 말았다.

모처럼 힘들지 않게 나무좀 심나 했는데ᆢ

'계획은 사람이 할지라도 행하시는 이는 주님이시니'

모든일이 내생각 처럼 되지 않는날도 있다.

그러면 화도나고 짜증도 난다. 조심스럽지 못한 아내가 원망스럽고 밉기까지 하다.

하지만  병실에 누워 링거액을 맞으며 고통스러워 하는아내가 뼈가 뿌러지지 않은것만 해도 감사 할 일이다.

뼈가 뿌러져 고관절이라도 나갔으면 평생 않으뱅이로 살아야 한다. 대소변은 받아내는것은 물론 집안살림도 다 내몫이 되게된다.  그러니 걸을수 있다는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른다.

이런 때는 재수가 없는 날인지 감사해야 할날인지  모르겠다

결국 다음날 그 아로니아는 혼자서 힘들게 옮겨 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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