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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May 18. 2018

겸손하다는 것

불 꺼진 창

어둠이 내리고. 저 멀리. 가로등 한 개가 켜졌다.

유리창 너머 희미한 불빛으로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게 한다.

하지만 집안에서 불을 켜면  유리창 너머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집안에서 켠 불빛이 유리에 빛이 반사되어  밖은 보이지 않는다.

또다시 불을 끄면 어둠 속에서 어슴프레 하게나마 밖이 보인다.

그건 나 또한 어둠 속에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을 보려면  나 자신의 빛을 꺼야 한다.

빛을 끈다는 건 내 자아를 죽이고 겸손해져서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불을 켜봤자 쓸데없는 나방과 벌레들만 모여들 뿐이다.

밖에선  불빛에 있는 드러나있는 내 모습만 환하게 보일 뿐이다

내가  빛나면 다른 것을 보기가 힘들다. 빛나는 것과  교만은 다르겠지만  내 자아가 강하면  그만큼 다른 이들을 이해하기가 힘들 수도 있다. 그래서 똑똑한  사람은  교만해지기 쉽다.  교만한 사람을 사랑하기 힘들고  사랑받기도 어렵다. 그래서 사람들은 떠나간다. 교만한 사람이 외로워지는 이유이다. 내가 지금 외롭다고 느껴지면 교만하지는 않았는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니 겸손해야 한다. 겸손하다는 건 비굴한 것과는 다르다. 내가 할 건 바르게 정확하게 하면서도 남에게 나타내지 않는 것  공자는 중용이라고 말했다.

어제는 집 뒷산에 오르는데 나뭇가지가 낮게 드리워져  있는 나무가  길목에 서있어 고개를 숙이지 않고는 지날 수 없었다. 그래서 난 그 나무 이름을 겸손의 나무라 이름을 지었다. 난 산에 오를 때마다  이 나무를 지나면서 자연을 사랑하는 조금이라도 겸손한 마음이고 싶다. 자연 앞에 고개를 숙인다는 건 이 자연을 창조하신 이를 경외를 한다는 것이다. 그 앞에 억지더라도 내 자신을 낮추어본다는 건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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