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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선 Sep 20. 2019

우정이 담긴 슬


래전에  폐암에 걸려  산으로 요양을 들어간 후 

소식이 끊겨 모두들 죽은 줄만  알았던 친구가  내가 아프단 소식을 듣고 추석명절에 막걸리 한 병을 들고  느닷없이 찾아왔다.

난 몸이 안 좋아서 술 끊은 지 오 년째가 돼가지만

그 술을 세잔 마셨다.

첫 잔은 술이 고파서 마셨고

둘째 잔은 그동안 병시중 드느라  고생을 한 아내를 위해  마셨고

셋째 잔은  그 친구가 살아 돌아온 것 을 위해 마셨다.

그렇게  세잔을 친구와  마셨더니 갖고 온 막걸리 한 병이 다 비어졌다.

오랫간만에   마신 술이  한가위 보름달만큼이나  얼굴을 벌겋게  달아오르게 한다

요란한  풀벌레 소리에   가을은 깊어만 가고

그렇게 세월은 익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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