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아침은 투명했다.
공기는 차고, 햇살은 물 위에서 부서졌다.
반짝이는 물결 사이로 어린 생명들이 걸어 나왔다. 두 살배기 아이들. 세상에서 가장 작은 발걸음들이었다. 아이들은 노란 옷을 입고 있었다. 병아리 같기도 하고, 막 세상에 태어난 작은 오리 떼 같기도 했다.
두 발로 서툴게 걸으며, 아직 자신이 걷는 법을 배우는 중이었다. 한 아이가 무릎을 굽히더니 노란 단풍잎을 집었다. 손바닥 위에서 단풍잎을 돌리며 바라보는 눈빛은 진지했다. 그 표정은 오래된 유물을 연구하는 학자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 아이에겐 세상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신비였다.
한 아이가 뛰기 시작했다.
통통한 작은 날개를 휘두르며, 전속력으로 달렸다. 그를 따라 아이들이 흩어졌다. 노란 솜털이 흩어지듯, 그들은 사방으로 퍼졌다.
선생님은 종잡을 수 없는 아이들의 움직임을 잡으려 숨 가쁘게 뛰어다녔다.
햇살이 만든 길쭉한 그림자 위를 한 아이가 달렸다. 그림자가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영원한 비밀처럼 길게 누워 함께 달렸다. 그 뒤를 따라 달리던 아이가 멈춰 서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천연덕스럽게 뒤돌아 다른 방향으로 걷기 시작했다.
“간식 시간이에요!”
선생님의 한마디에 난장은 순식간에 하나의 꽃송이가 되었다. 노란색 물결이 다시 모였다. 햇살 아래서 아이들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그 눈빛은 세상의 전부를 담고 있었다. 가을의 황금빛보다 더 깊고, 더 맑았다.
분주함과 소란이 잦아든 영랑호 위로
오리가 지나가며 잔물결을 만들었다.
가을의 색이 지고, 영랑호엔 스산한 바람만 남아 있었다. 그때, 노란 별들이 나타났다.
작은 발소리와 웃음이 바람을 물들이자 사라졌던 세상의 빛깔이 다시 돌아오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