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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Apr 24. 2020

비비드, 속된 말로 쭉쭉빵빵

내가 만든 신조어

새로운 신조어를 생각해 봤다. 

바로 '비비드'라는 단어다. 

요즘 시대에 SNS에서 각광받는 여성의 몸을 지칭하는 신조어로 내가 만든 단어다.


대단한 건 아니고, '비너스(Veneus)'와 '다비드(David)'의 합성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밀로의 비너스 상'과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의 조합을 말한다.

이 말을 시쳇말로 하면 '쭉쭉빵빵'이라고 하면 더 쉽게 와 닿을 것이다.


'비너스' 상과 '다비드' 상을 섞어 놓은 몸을 생각해보라.

몸에 지방은 전혀 없고 오직 지방은 가슴과 엉덩이에만 있어야 한다.

대신 복근에는 '내 川' 자나 '임금 王'자가 새겨져 있어야 한다.


'쭉쭉빵빵'이라는 말은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여성의 몸을 잘 말해준다.

엄밀히 말하면, 남성들이 원하는 여성 몸의 이미지고, 그것에 여성도 영향을 받는다.  

지방은 가슴과 엉덩이에만, 그 외 지방은 쏙 빠지고 오직 근육만.

이것이 현대인들이 원하는 여성 몸의 이미지인 셈이다.


과거를 보면, 미인상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해왔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상 같이 풍성한 몸이 각광받기도 했고,

모나리자처럼 창백한 여성이 미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의 아름다움을 정의하는 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오롯이 남성의 몫이었다.

남성의 입맛에 따라 정의되다 보니, 전쟁을 전후에서도 미인상은 바뀌었다.

전시에는 튼실한 여성이 각광받았다가, 전쟁이 끝나니 다시 가녀린 여성이 다시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

때로는 마릴린 먼로와 오드리 헵번 같이 동시대에 다른 성격의 미인상이 공존하던 시대도 있었다.


그리고 몸짱 아줌마 정다연 씨의 출연은 중년 여성 몸의 이미지도 바꿔놓았다.

'쭉쭉빵빵'의 몸은 중년 여성의 몸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발생한다.


횡격막 말고는 인체에는 격막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그런 몸은 오직 가슴과 엉덩이에만 지방이 있고 다른 부위의 지방은 있어서는 안 되는 모순을 낳는다.

비비드한  중년 여성의 몸은 젊은 여성 배가의 노력을 들여야만 가질 수 있는 몸이기에 '유한계급'이라는 용어를 생각나게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지금까지 몸에 대한 담론은 남성이 주도해왔다. 

가부장제와 산업화 속에서 상품성을 띤 여성의 몸만 각광받아 왔다.

이제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몸의 담론이 회복되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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