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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Aug 02. 2020

사이코지만 괜찮아-트라우마지만 괜찮아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저는 드라마를 보지 않는 편입니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미니시리즈 경우는 16편 정도를, 주말 드라마는 50편 이상 연달아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제 유튜브에서 최근 방영되는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관련 영상을 봤습니다. 지금까지 방영된 분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편집한 영상이었습니다. 


드라마를 소개한 글에는 드라마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축약해 놓았습니다.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사랑에 관한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그 두 사람 사이에 자폐를 갖고 있는 강태의 형, 상태가 있습니다.  이 세 인물은 저마다 상처, 즉 트라우마를 갖고 삽니다. 그들이 갖고 있는 트라우마는 어렸을 적 부모로부터 받았고, 또 부모가 죽는 경험을 통해, 그들이 죽을 뻔한 경험을 했던 것에서 생겼습니다. 


문영은 타고난 외모와 재능으로 동화 작가로 살면서 많은 사람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나 어릴 적 받은 트라우마로 내면에 울분과 분노를 갖고 삽니다. 문영이 강태에게 첫눈에 반하는 게 처음에는 이해되지 않았지만, 서로는 어린 시절을 우정을 나누었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강태는 어릴 적부터 항상 형에게 양보하고 커서도 형을 돌봐야 하는 트라우마와 삶의 무게를 안고 살아갑니다. 그 트라우마는 매년 한 번씩 날개를 펄럭여 강태로 하여금 다니던 직장에서도 그만두게 만듭니다. 그랬던 그가 우연히 문영을 만나 어린 시절이 치유받고 스스로를 옭아맸던 트라우마에서 자유로워지는 경험을 갖습니다. 자신을 직면하고 안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긴 겁니다. 


그런 내용의 드라마를 편집해 놓은 영상이 재미있기도 했지만, 공감이 가는 부분도 많았습니다. 제게도 성장 과정 중에 아버지로부터 받은 트라우마가 있었거든요.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맞는 것을 보고 자랐기에 집은 공포였습니다. 아버지는 자식들은 방치하고 자신에게 올인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어린 시절이었습니다. 가정 폭력과 부성 결핍으로 생긴 트라우마는 결핍을 낳고, 결핍은 스토커 기질을 가져왔습니다.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구걸했습니다. 나의 결핍을 채워줄 누군가를 찾아 헤맨 시절이었습니다. 


결핍은 낮은 자존감을 낳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기가 죽어 있었습니다. 그때의 사진을 보면 속된 말로 짜져 보이는 제 자신을 봅니다. 그런 부족한 자존감은 주위의 눈치를 보게 합니다. 누군가 기분이 안 좋아 보이면 그 원인 자신 때문이라고 단정하고 불안해합니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인간관계는 제게 숙제입니다. 좀처럼 맘을 열지 못하고 대화를 이끌어 가지 못합니다. 저는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이 있습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류가 말했다고 들었는데요, 바로 이 말입니다.


상처는 자유로워지는 것이지, 치유되는 것이 아니다.



상처에 집중해서 상처가 치유되기를 바라는 것은 요원한 일입니다. 도리어 사람이 집중해야 할 것은 그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이 책은 형태 심리학에 근거한 '마음 상함'이라는 상처와 치유에 대해 설명합니다. '마음 상함'은 원만한 형태의 마음이 외력으로 인해 마음의 형태가 일그러지고 망가지는 경험을 말합니다. 그러면 '마음 상함'은 어떻게 치유될까요. 책에서 말하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마음 상했음을 고백하기, 관계를 끊는 대신 거리두기, 자기 고유의 심리적 주제 인식하기, '게임'에서 손 떼기, 자존감 확립하기, 변화의 열쇠는 접촉, 사물을 다르게 보기, 몸을 움직이기, 공감과 화해, 희망 그리고 느긋함.



책에서 나열하는 방법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은 상처에서 자유로워지는 과정입니다. 저는 기독교 신앙 안에서, 그리고 아내의 사랑을 통해서 자유로워졌습니다. 드라마에서도 서로가 자신의 트라우마로부터 자유롭게 한 건 서로를 향한 사랑이었습니다.



여러분에게도 상처가 있나요. 상처에 집중하기보다는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에 집중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상처가 당신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도록 하세요. 그렇지 않으면 당신의 삶은 계속 플랫 되는 여정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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