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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간서치 N 전기수 Sep 06. 2022

고통의 유익

성경이 이토록 유익한 줄 몰랐어

3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환난을 자랑합니다.
우리가 알기로, 환난은 인내력을 낳고,
4 인내력은 단련된 인격을 낳고,
단련된 인격은 희망을 낳는 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로마서 5장 3~4, 새번역-

특이한 책을 만났습니다. [최선의 고통]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원서의 제목은 [The Sweet Spot]입니다. 책의 제목을 보고, 군 시절 연병장을 돌던 기억이 났습니다. 처음에는 힘들어 죽을 것 같이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을 지나면 몸은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기분이 좋습니다. 바로 스위트 스폿입니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고통에 대해 다룹니다. BDSM 같은 성도착증 증세부터 힌두교 같은 종교적 고통 체험까지 인간사의 다양한 고통을 이야기합니다. 과거 학계나 종교계는 행복을 주로 이야기했습니다. 조지 오스웰 목사의 [긍정의 힘]이나 마틴 셀리그만의 [긍정 심리학]이 그 분야의 대표적인 책이죠.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그런 책들의 시조이겠네요.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행복만큼 고통이 있기 때문입니다.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가 있다면, 흥진비래라는 사자성어도 있습니다. 


C.S 루이스는 늦은 나이에 결혼을 합니다. 그러나 결혼의 기쁨도 잠시. 아내는 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이 경험을 통해 그가 쓴 책이 기독교에서는 유명한  [고통의 문제]입니다. 


제가 읽었던 고통에 대한 책 중 압권은 제럴드 L. 싯처 교수의 [하나님 앞에서 울다]입니다. 그는 교통사고로 아내와 자녀들 중 일부를 잃습니다. 인생의 제일 큰 고통 두 가지를 한 번에 겪었습니다. 신앙을 잃을 수도 있었습니다. 고통과 의심의 시간을 지나 고통에 관한 명저를 썼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 중에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가 있습니다 그는 유태인 수용소 생존 경험을 바탕으로 로고 세러피를 만들었습니다. 인간의 목적을 의미 있는 삶에 두었습니다. 그가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에게는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에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사고로 사지를 잃은 사람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는 사고 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지금이 자신 인생의 황금기라고 말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고통을 의미로 바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30대까지 자라온 환경이 주는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제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저자는 책에서 고통의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로마서 5장 3절과 4절 말씀이 그냥 허울 좋은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고통을 겪은 사람들이 신앙이 있든 없든, 그들은 하나 같이 고난이 인내를 통해 인격과 소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삶은 해석입니다. 해석은 사람이 갖고 있는 세계관, 가치관에 따라 달리 해석됩니다. 같은 고난을 겪더라도 다른 결과를 낳는 이유는 저마다 갖고 있는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마치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수수께끼 상자와 같습니다. 고난이 상자에 들어가 플러스의 인생이 나올지, 마이너스의 인생이 나올지는 상자 속 프로그램인 세계관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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