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면 섹스는 위험해

월경이라는 경전 -33-

by 간서치 N 전기수

2007년 국제적인 과학 잡지 셀(CELL)지에 재미 한인학자 이소희 박사가 이끄는 존스 홉킨즈 대학교 연구팀이 치명적인 질병인 ‘아프리카 수면병’의 메카니즘을 규명하였다는 기사가 실렸다. 이 병은 아프리카 체체파리에 의해 전파되는 원생기생충 감염증으로 감염 후 빈혈, 부종, 발진 등의 여러 증상을 보이다가 전신 무력감과 기면증의 증세를 보인 뒤, 적절한 치료의 때를 놓치면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필자가 이 병을 알게 된 것은 앞서 말한 이소희 박사의 공이 아니라, 미국 드라마 ‘하우스’ 덕분이다.

다음은 하우스 7회 방영분 내용이다. 금슬 좋은 부부가 있다. 어느 날부터인가 아내가 사흘 밤낮을 침대에서 일어날 줄 모른다. 결국 하우스 박사가 있는 병원에 입원했지만, 좀처럼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환자의 증상은 심각해지고 하우스 박사는 아내의 외도를 통해 병의 전염을 의심한다. 그러나 죽어가는 중에도 완강히 사실을 부인은 혼수 상태에 빠지고, 수면병 치료제인 멜라소프롤 주사로 아내가 극적으로 살아난 기쁨도 잠시, 아내의 외도 사실이 드러나고, 그 대상도 남편의 절친한 친구와 외도했다는 사실에 남편은 떠나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왜 이야기를 했을까? 필자는 이 이야기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갖고 있었던 생각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그 확신은 다름이 아니라 “섹스는 위험하다!”이다.

물론 이 말에 수긍하지 못하는 독자들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역시 하우스의 한 부분을 인용해 본다.


카메론 난 섹스 이야기가 불편해.

체이스 그럼 얘기 안 하면 되지.

카메론 섹스로 죽을 수 있어. 섹스할 때 신체가 어떻게 되는지 알아? 동공 확대, 동맥 수축, 체온 상승, 심박수와 혈압이 증가하고 호흡도 가빠지고 뇌는 전기 자극을 내보내고, 분비선은 체액을 내뿜고, 근육은 몸무게의 세 배를 들어 올릴 때처럼 긴장하지. 섹스는 격렬하고 지저분한거야. 섹스가 즐거 운 아니었다면 인류는 오래 전에 멸종했을걸. 남자는 오르가슴을 한 번 느끼지만, 여자는 몇 시간이고 지속되지.…


미국 드라마 하우스 시리즈 1편 3회에서 체이스와 카메론이 나누는 대화의 일부를 옮겨 보았다.


2005년도 AM7 여론조사에서 20대 응답자 중 혼전순결의 중요성에 14.5% 동의한 반면에, 11.9%는 혼전순결이 필요 없다고 답했다. 특히 20대 여성의 성 의식 변화는 성 행동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 만나서 섹스로 이어지는 기간도 20대와 30대 여성의 각각 74.4%와 83.8%가 ‘당일~일주일’이라고 응답하여 달라진 성의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청년이여, 네 젊은 시절을 즐거워하여라. 네 젊은 날에 마음을 기쁘게 하여라. 네 마음이 원하는 것과 네 눈이 보이는 것을 따라 즐겨라. 그렇지만, 이 모든 일들에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는 것도 기억하여라. (전도서12:9; 쉬운 성경)


구드룬 슈리는 그녀의 책 『피의 문화사』에서 여러 동화 속에 담긴 성적 메타포를 보여 준다. 어린이들이 읽는 동화 중에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예로 들어보자. 성 안을 탐색하던 공주의 눈에 들어온 각종 진귀한 물건은 그녀가 이제 성에 눈을 떴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그녀가 잠이 드는 것을 통해서 보여주는 것은 초경 이전의 사춘기 소녀에게 필요한 안정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한 숱한 왕자는 그 성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윽고 백 년이 지나서야 그 길이 열리고, 성에 당도한 왕자는 공주와 입맞춤으로 성적 결합의 암시를 보여준다. 이것을 구드룬 슈리는 부르노 베텔하임의 말을 빌어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사춘기는 적당한 시기가 지나면 성인이 되기 위해, 다시 말해 성관계를 맺기 위해(동화에서는 결혼을 하기 위해) 깨어남으로써 끝나게 된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는 아이들에게-사춘기가 시작된 소녀들의 초경과 훗날의 성관계처럼-고통스러운 사건이 실제로 가장 행복한 결과를 낳게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그런 사건들을 아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엄하게 타이르는 것이다. ‘저주’는 은폐된 축복이다.


필자는 그 동화 속에서 마지막 결말보다는 결말 이전의 과정에 의미를 두고 싶다. 즉 때 이른 잦은 성관계는 화(禍)를 자초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혼전 순결의 중요성을 인정하지 않고, 사랑하면 얼마든지 배가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필자가 만약 섹스는 위험한 것이라고 하면 뭐라 답할까? 필자가 이 책을 준비하면서 갖게 된 생각은 ‘섹스는 위험하다’였다.


1950년대에는 다섯 가지의 성병만이 존재했었지만, 오늘날에는 오십 가지가 넘는 질환들이 성행위를 통해 전염되고 있다. 매일 미국에서만 33,000명의 새로운 성병 환자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네 명의 성인 가운데 한 명은 평생 성병을 지니고 살아간다. 적극적인 성생활을 즐기는 미국의 성인 가운데 최소한 30퍼센트가 헤르페스 균을 가지고 있으며, 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해 일 년에 500,000명의 새로운 환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한 사람과의 단 한 번의 성적 접촉만으로도 치명적인 성병이 전염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성적 접촉에는 프렌치 키스도 포함된다.

각종 성병도 무분별한 성관계가 낳는 폐해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심령이 얻는 폐해다. 다양한 섹스 파트너를 경험했다는 말은 정서적으로 복잡한 짐을 지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 진정한 사랑은 의식적인 마음의 다짐이다. 그것은 감정이기보다는 의지적인 행위이다. 그것은 섹스가 아니며 느낌도 아니다. 사랑은 희생적인 헌신이다.

소설가 조성기의 말대로 낙원에서 쫓겨난 보상 심리로 성적 쾌락을 추구하는지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하나님께서는 성적 쾌락에도 화염검을 두셨다. 그 칼에 불이 붙었는데 어찌 녹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그 불에 가까이 다가갔다가는 화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그의 저서 『부의 미래; Revolutionary Wealth』에서 속도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에 적응하는 기관과 적응하지 못하는 기관을 속도별로 나열하였다. 그 중에서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토끼는 시속 100마일의 기업을 꼽았다. 반면에 가장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거북이는 1마일의 법(法)을 꼽았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 그조차도 나무늘보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우리 몸이다. 21세기 결혼 정보 회사들은 심지어 스피드 데이트를 제공한다. 한 미국 기업은 유대계 사회에서 7분 데이트를 주선하고 있다. 인도의 뉴델리는 그보다 더 빠른 3분 데이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그런 속도라면 하루 밤에 만리장성도 쌓고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몸만큼 속도가 느린 존재는 없다. 필자가 보기에 우리가 아무리 ‘프리섹스’를 주창할지라도 우리 몸의 메아리는 ‘그래? 너는 너의 길을 가고, 나는 나의 길을 갈거야’라고 외칠 것이다.


섹스가 위험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무지(無地) 때문이다. 어떤 무지냐면 영화 속에서 보던 것을 무턱대고 실제로 따라하는 데 따른 상해를 입는 것이다. 여성 상위에서 거친 펌프질에 해면체를 둘러싸고 있는 백막이라는 두꺼운 막이 찢어지는 것이다.

남성의 성기의 발기 각도와는 반대인 아래쪽으로 꺾은 채 행하는 체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경우 남성 성기의 해면체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대개 이런 환자들은 정맥성 발기부전으로 병원을 찾게 된다. 여성 상위에서 과격한 상하 운동에 음경이 빠지면서 여성 체중에 눌려 심하게 꺾이면 해면체가 손상되고 음경이 휘는 음경만곡증이나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남성이 정상 성기 각도를 유지하더라도, 여성의 성기 방향과 크게 어긋나게 삽입하면 여성에게 성교통이나 성기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여성의 허리를 지나친 각도로 구부리거나 몸을 심하게 비튼 체위도 해롭다. 잘못된 체위로 여성이 통증이나 불쾌감에 외치는 비명을 오인한다면 우매한 남성이다. 남녀의 성기는 어느 정도 유연성이 있어 웬만큼은 굴곡될 수 있지만 자연스러운 방향과 위치를 너무 벗어나면 성기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남녀들이여! 미국 프로 레슬링을 볼 때 나오는 경고 문구를 명심할 지어다.


칸디다 알비칸스(Candida Albicans)라는 박테리아가 너무 많이 자라서 생기게 되는 효모 감염을 경험해보지 않은 여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칸디다가 자라면서 질 가려움증과 적화(赤化)를 일으키고, 연하고 흰 치즈 같은 질 분비물을 유발하며, 성관계시 고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고도 불리는, 정상적인 장과 질에 있는 유익한 박테리아는 칸디다를 억제한다. 칸디다가 너무 많이 자라는 것은 보통 유익하거나 해로운 박테리아를 모두 죽이는 항생 물질을 복용할 때 혹은 질 pH가 불균형할 때이다. pH 불균형은 관주를 하거나, 식단에 당분이 너무 많거나 성관계가 너무 잦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다. 존 리 박사는 에스트로겐 우세 역시 칸디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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