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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n 15. 2020

자네는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왠지 횡재운이 철철 넘칠 것 같은 압구정 옆 논현동 임장기.

결혼 후 현재의 은행으로 옮긴지 몇 년이 지나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 살 때였다.


삼재가 들었는지 무슨 마가 꼈는지 뭘 해도 잘 안됐다. 내 딴에는 최대한 노력을 해봐도 원하는 바를 이룰 수가 없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미국 MBA에 대한 꿈이 아직 남아 있어서 돈을 좀 모아서 유학을 가 볼까 했고 와이프도 문학소년의 마음 한 구석에 유학에 대한 미련이 오랫동안 남아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돈이 좀처럼 모이지가 않았다. 돈이 모일만 하면 사라지고, 또 모일만 하면 사라지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결국 와이프는 내가 맘 편하게 유학을 다녀올 수 있도록, 없는 형편에 무리한 융자를 받아서 경기도 안산에 학원을 오픈했다. 학원이 자리를 잡으면 나를 유학 보낼 심산이였고 나 또한 열의가 있었다.


그러나. 와이프의 학원은 1년 동안 그토록 노력했지만 결국 망하고 말았다. 어느덧 우리에게 남은 건 빚뿐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우리 둘 다 흙수저였던 관계로 양가 모두에게 지원을 십원도 받을 수 없었다.


오히려 우리가 양가의 용돈을 계속 지원해야 할 상황이었다. 남들은 이럴 때 양가 중 한쪽의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는데 우리는 흙수저끼리 만나서 고생한다고 서로를 위안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없는 돈이 솟아나지는 않았다. 탈출구 없는 이 상황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나도 한가롭게 MBA 타령이나 할 수는 없었다. 안정적인 은행을 다니고는 있었지만 나의 월급 상당 부분은 빚을 갚는 데 사용되고 있었고 와이프는 학원이 망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오랫동안 집 밖을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문학소년은 그냥 은행을 열심히 다닐 수밖에 없었다.


어느 날 와이프가 여기저기 수소문을 하더니 용한 역학자를 찾아냈다.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꽤나 유명했던 그 역학자 분은 이미 몇 개월치 예약이 꽉 차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무슨 사주팔자냐 했지만 와이프는 한 번 보고 싶다고 했다. 대체 문학소년과 자기의 사주팔자가 어떻길래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없는 건지 너무나 궁금하다고 했고 나는 그런 와이프를 말릴 수는 없었다.


예약 후 수개월을 기다린 끝에 와이프는 강남 사모님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그 역학자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아래는 와이프의 이야기를 토대로 적은 그 날의 대화이다.





사주팔자 보러 왔습니다. 와이프는 우리 둘의 이름과 생년월일 그리고 태어난 시각이 적힌 종이를 역학자에게 건네줬다.


어디보자...신랑이 대단한 사람인데? 아.. 아니구나. 안타깝네,

네? 무슨 말씀이세요?

처음에 내가 얼핏 봤을 때 당신 신랑이 판검사나 고위 공무원 아니면 유명한 교수인 줄 알았지 뭐야. 그런데 하나가 부족하네. 지금 잘해봤자 광화문 근처에 있는 은행원 정도일 거 같은데, 혹시 신랑 뭐 해?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당신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 순간 역학자는 버럭 화를 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정도면 나쁘지 않아. 노력하면 된다니깐. 가만히 노력하지 않아도 알아서 주변 사람들이 도와주는 횡재운이 없다는 거지! 부모복이 바로 횡재운인 거야. 아무 노력하지 않았는데 돈 많은 부모 만나는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아. 자네 신랑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야. 자, 다음 사모님 들어오세요.


방을 나가는 와이프 옆으로 횡재운이 철철 넘칠 것 같은 강남의 사모님들이 우르르 방으로 들어오고 역학자분의 방문은 닫히고 있었다. 오늘은 횡재운이 철철 넘칠 것 같은 강남의 사모님들이 살고 있는 압구정 옆 논현동 임장기이다.

 



논현동은 아파트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경우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살다가 고학이 되면 교육을 목적으로 대치동으로 이사 가는 경우가 많다. 즉 이 말은 논현동에는 미취업 아이들을 둔 가정이 많다는 이야기고 아이들은 집 안팎에서 활발하기 때문에 층간소음이 조금 있는 편이다, 소음에 민감한 분이라면 반드시 위층도 체크를 해야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논현동과 압구정 아파트를 확인하도록 하자.


먼저 논현동과 압구정의 주요 지하철역에서 서울 주요 핵심 일자리인 강남, 여의도, 광화문, 용산, 판교까지의 소요시간을 확인해 보면 대부분 35분 내외이다. 일부 몇 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30분 정도면 어디든 갈 수 있다. 40분이나 35분이나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아침마다 출근시간에 쫓기는 샐러리맨이라면 1분 1초가 중요할 것이다. 지도의 노란색 화살표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면서 아래의 아파트들을 하나하나 체크를 해 보도록 하자


논현동 아파트 임장은 7호선 강남구청역에서 출발한다. 혹시 지금 한여름이라면 2분 거리에 있는 한교방 서울 냉면에서 시원하게 냉면 한 그릇 먹고 출발하는 것도 좋다.


역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동양 파라곤은 약간 언덕이지만 조용한 분위기에 수영장과 같은 Community 센터가 유명한 초고가 아파트이다. 총 203세대(총 4개 동)에 세대당 주차 2.81대이니 가구당 3대 정도의 차는 기본이다. 주차장에 들어가서 보면 별천지가 따로 없으니 일단 패스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바로 옆의 논현 두산위브 1단지/2단지는 모두 강남구청역(7호선) 선정릉역 (7호선/분당선) 이용이 편리한 더블 역세권이며, 이 지역 모두 방금 본 동양파라곤을 포함하여 고급 주택가 인근이라 매우 조용하다. 논현동의 주요 초등학교인 학동 초등학교를 지나면 바로 논현 동부 센트레빌이 보이는데 아파트 연식 대비 구조가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제 2분 거리인 아크로 힐스 논현은 9호선과 신분당선 더블역세권으로 ‘아크로’가 들어간 만큼 초고가 아파트이나 예상외로 368세대 중 공공임대 34세대가 포함되어 있으며 총 4개 동으로 이루어진 단지다. 논현동 임장에서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논현 아이파크 역시 주상복합이며, 인근 학동역까지 11분으로 은히 멀기 때문에 출퇴근을 하는 샐러리맨들이라면 반드시 체크를 해 봐야 하나, 이들 모두 일반 샐러리맨들이 차곡차곡 월급만 모아서는 절대 살 수 없는 아파트 들이니 더 이상의 잔소리는 무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이곳 커피숍에 앉아서 보거나 지하철을 들어가서 가만히 쳐다보면 이 지역 주민들은 지하철 이용률도 그렇게 높지 않다. 10분 정도 거리인 학동역(7호선)이나 15분 거리인 선정릉역 (9호선, 분당선)으로 이동하면 논현동 임장을 마치게 된다.




그 역학자 분의 말이 맞았는지 문학소년은 여전히 죽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래도 후퇴는 하지 않고 한 발 한 발 더디게 앞으로 나가가는 중이다. 그 역학자 분이 이야기한 것처럼 횡재운 따위는 여태껏 없었지만 지금 남에게 손 벌리지 않고 잘 살고 있다.


물론 문학소년의 주변에 그 횡재운으로 손쉽게 부모로부터 수십수백억을 받은 사람들이 넘쳐나지만 솔직히 부럽(지 않)다. 나도 그런 횡재운이 저 사람들의 백분의 일이라도 있었으면 인생 달라졌을 텐데.


음.. 아닌가? 아마 난 수백억 물려받았다면 사업한답시고 깝죽거리다가 다 말아먹었을 거야. 결론은 똑같겠지.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 264~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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