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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Jul 15. 2020

청담자이 살면서 주말에 맛있는거 사주는 엄마는 없지만

청담동 살아요, 강남구 청담동 임장기

결국 학원은 망했다. 


와이프가 학원을 차리기 전, 당시 문학소년 부부의 전 재산은 경기도 외곽의 한 아파트였다. 결혼 후 열심히 대출을 갚아나갔고, 집을 팔면 대출을 빼고 남는 돈으로 미국 MBA를 갈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전 재산을 털어서 유학을 가기에는 너무나 부담이 컸다. 당시 잘 나가는 학원 강사였던 와이프는 학원 창업을 결심했다. 학원이 자리를 잡으면 나를 유학 보낼 생각이었고, 나도 의지가 있었다.


이미 1억 담보대출이 있던 2억 5천짜리 아파트에 다시 추가 대출을 받았다. 당시 집 가격의 70% 까지 대출이 나오던 때였고, 말 그대로 집을 담보로 최대한의 대출을 받고 내 신용대출까지 합친 피 같은 돈으로 와이프는 경기도 안산에 동업자와 함께 학원을 차렸다. 처음에는 학생수가 금방 늘고 학원이 잘됐다. 와이프도 이제 곧 학원이 자리 잡고 나를 유학 보낼 생각에 들떠 있었다.


옆 팀  대리가 회사에 사표를 던지고 미국 뉴욕으로 MBA를 가는 것을 보면서, 나도 곧 멋있게 사표를 던지고 모두의 부러움을 받으면서 유학을 떠나는 것을 상상하며 회사를 다녔다.   


7개월 정도가 지났을까.


와이프는 도시락을 싸서 출근하기 시작했다. 갑자기 웬 도시락이냐고 물어보니 학원 근처에 먹을 만한 데가 없어서 도시락을 싼다고 답변을 했다. 문학소년은 그런가 보다 했다. 이때 눈치를 챘어야 했다.  


다시 3개월 정도가 지났을까.


와이프의 귀가 시간이 부쩍 늦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밤 열 시까지 야근을 하고 퇴근 후 집에 오면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기다리다가 잠이 들어 출근을 하기 위해서 눈을 뜨면 어느새 내 옆에 와이프는 세상모르게 곤히 잠든 상태였다. 드디어 나도 한계가 와 버렸고 어느 날 와이프를 붙잡고 왜 이렇게 퇴근 시간이 늦어졌는지 추궁했다. 와이프는 충격적인 대답을 했다.


몇 개월 전부터 학원이 급격하게 어려워져서 학생들을 집에 데려다주는 미니버스를 운영하지 못할 정도가 되었고, 궁여지책으로 학원 원장인 와이프는 당시 몰던 차인 스포티지에 아이들을 태워서 집에까지 모두 데려다주고 오느라 퇴근이 늦어졌던 것이었다. 와이프는 한 마디를 더 했다.


몇 개월만 더 해보고 학원 접을까 봐. 미안해.... 우리 전 재산이었는데 내가 날렸네... 자기 유학 어떻게 하지?      


순간 나는 내 자신이 너무나 한심스러워졌다. 전 재산을 투자한 학원이 망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너를 못 알아보고, 나는 한가하게 미국 유학 타령이나 하고 있었구나,   


마지막 지푸라기를 잡아보겠다고 장모님에게 SOS 쳤지만 장모님은 절박했던 우리의 손길을 매몰차게 거절하셨다.


당시 이자도 거의  나오는 은행 일반통장에 수억을 그냥 넣어두고 계시던 장모님에게 담보대출 이자율인 7% 드릴테니 오천정도만 빌려달라고 했지만, 장모님은 우리에게 20% 사채 이자를 달라고 요구하셨다.


장모님의 20% 이자 요구가 진심이었음을 알고 와이프는 울면서 장모님 집에서 뛰쳐나왔다.


그 후 , 2개월 뒤 와이프는 누적된 적자를 버티지 못하고 드디어 학원을 접었다.




학원이 망한 충격이 너무나 컸는지 와이프는 집 밖을 나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기 시작했다. 정말로 3개월 정도 하루도 밖에 나가지 않았고, 그 이후부터는 마트에 장을 볼 때 빼놓고는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6개월 정도가 지나서 나는 와이프에게 말했다.


나가서 바람도 쐬고 친구들도 만나서 좀 놀아. 와이프는 잠시 머뭇하다가 답변했다.   

내가 전 재산을 다 날려먹었는데 무슨 염치로 자기가 힘들게 버는 돈을 써.


나는 괜찮다고 했지만, 와이프는 그 후 거의 1년 정도 사회와 단절을 하고 지냈다.


어느 날 당시 다니던 팀으로 한 여성 과장님이 들어오셨다. 한눈에 보기에도 귀티가 났던 그분은 매사에 무척이나 당당했다. 어느 금요일 퇴근 직전, 습관적으로 주말에 뭐하냐는 질문을 누가 과장님에게 했고 과장님이 했던 말 중에서 문학소년의 귀에 박힌 말이 있었다.

주말에 청담동 엄마 집에 가서 놀려고요. 엄마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했어요.


생각해 보니 학원이 망하고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순간까지 와이프는 매일 삼시 세끼 집밥을 혼자 먹고 있었다. 반찬은 보나마나 허접할 게 분명했다. 영화 마요네즈의 김혜자 선생님같이 자기밖에 모르는 장모님도 우리가 그토록 힘들었던 시기에 그 흔한 밥 한끼 사주면서 위로해줬던 적이 없었다. 문학소년 부모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학원이 망하고 없는 형편에 큰돈을 날렸다는 죄책감으로, 집에서 김치 하나 달랑 놓고 형편없는 밥을 먹고 있는 와이프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그 날부터 나는 회사에서 점심이든 저녁이든 회식이든 맛있는 걸 먹으면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다가 반드시 돌아오는 주말에 와이프를 데리고 다시 왔다. 돈을 생각하지 않고 내가 맛있게 먹었던 같은 음식을 사줬다.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인생 머 있나. 가끔 맛난 거 먹고 수다 떨고 그러는 게 다지. 어느덧 와이프는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있는 종각과 광화문 인근의 회사원들보다 훨씬 더 많은 맛집을 꿰뚫게 되었다.


그래. 너에게는 청담자이 살면서 맛있는 거 사주는 엄마는 없지만. 회사 근처 종각에서 맛있는 식당 발견하면 바로 주말에 쪼로로 달려가서 사주는 남편이 있잖아!!  그러면 됐지 머!!  


오늘은 맛있는 거 많이 사주는 누구 엄마가 산다는 강남구 청담동 임장기이다.




청담역 임장은 청담역 7호선에서 시작한다. 역에서 나오면 청담역 1분 초역세권이면서 청담 근린공원 이용이 매우 편리한 청담 삼성 진흥을 만날 수 있다.


바로 앞의 청담 현대 1차를 지나면 30~50평형 위주의 조용한 아파트인  청담 대림e편한세상 1차와 4차를 지나게 된다. 청담 e편한세상 2차는 약간 언덕에 위치해 있으며, 7분 정도 걸어 도착하는 청담 현대 2차는 투자 대비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있으나 주차대수 1.0으로 저녁이나 주말에는 주차가 힘들 수 있다. 이 곳에서 12분 정도 걸어가면 보이는 청담 삼성 래미안은 강남구청역 초역세권으로 교통이 매우 편리하며 용적률이 345%이나 평균 대지지분 14평으로 리모델링 가능성이 있다고 보인다. 바로 옆에 위치한 청담 우방과 청담 e편한세상 3차는 각각 1동짜리 아파트로 시세 반영이 약간 늦다는 단점이 있다.


그 옆 한신 오페라하우스는 63세대 2개 동으로 주차공간이 거의 2대에 가까우며, 청담 삼성 1차도 1동짜리 아파트로 인기가 좀 낮은 편이다. 20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청담삼익은 888세대 대단지로 곧 롯데캐슬로 재건축 예정이며, 이어지는 청담 자이 - 청담 래미안 로이뷰-청담 아이파크 모두 영구 한강 조망이 가능한 청담동의 신축 아파트이다. 여기서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올림픽대로 진입이 매우 용이한 청담 현대 3차와 청담 건영을 거쳐서 다시 청담역으로 되돌아오면 청담동 임장을 마칠 수 있게 된다.




아래의 표는 그렇게 해서 정리한 종로와 광화문의 맛집이다. 종각에 있는 직장에 다니면서 점심이나 회식에서 먹어 본 이런저런 음식 중에서, 문학소년이 보기에 맛있는 음식을 정리해서 시간이 될 때 와이프와 다시 와서 먹던 곳이고, 일부 어떤 식당은 셀 수 없을 정도로 와이프와 같이 많이 방문해서 밥을 먹었다. 이 외에도 아파트 임장 다니면서 각 구별로 맛있었던 맛집도 와이프를 데리고 다시 방문했다.


물론, 아래의 식당은 문학소년의 주관적인 입맛이라서 다른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혹시나 아래의 식당 중에서 하나를 방문해 본 후, 맛이 없다고 문학소년을 원망하지 마시기를 바란다.


아래의 맛집은 단순하게 와이프가 맛있다고 한 식당들이니까 말이다. 또한 주머니 가벼운 직장인들이 점심이나 저녁에 먹는 수준의 밥집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나저나, 여보, 아래 맛집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게 뭐였어? 그리고 아쉽게도 원조유림낙지가 2020년 6월말에 폐업을 해서 이제 그 맛을 볼 수 없게 됐어.

(Ps) 나중에 시간이 흘러서 당시 와이프가 집에서 혼자 밥을 먹을 때, 하루 한끼는 아주 거하게 한 상 차려서 먹곤 했다는 것를 알게 되었다.


잘했어! 여보 !!  


아, 맛있는 오마카세 집을 알게됐는데 이번 주말에 한번 가보자!




브런치 독자분들로부터 과분한 사랑을 받았던 [자네는 딱 노력하는 만큼 받을 팔자야] 브런치 북이, 2022년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을 받아서, 글라이더 출판사에서 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  구석구석 발품 팔아 누볐던 서울 아파트 상세정보와,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핵심 정보들을 추가하였습니다.  


자네는 딱 노력한 만큼 받을 팔자야 | 문학소년 - 교보문고 (kyobobook.co.kr)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8494351


▞ 책 속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20대와 막 결혼한 30대 신혼부부가 부동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가정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집 하나 가지고 있지만 남들 오를 때 같이 오르지 않아서 속상한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똘똘한 1주택으로 갈아타고, 성공적인 부동산 재테크를 할 수 있을까? 지금은 지방에 살지만 언젠가는 서울 핵심 아파트를 장만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

- 6쪽     


강남은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구석구석 거미줄처럼 연결된 차 없이 다니기 좋은 교통의 요지다. 강남구 임장을 할 때는 강남의 주요 동 들이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자녀 교육 때문에 강남을 선택한 학부모들에게 아이가 안전하고 빠르게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혹은 학원버스를 이용해서 갈 수 있는지의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강남구 아래쪽에 위치한 개포동을 기준으로 위로는 도곡동과 대치동이, 그 위로 역삼동과 삼성동, 그 위로 논현동과 신사동,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강에 맞닿아 있는 압구정동과 청담동이 있다. 촘촘한 지하철과 왼쪽 경부고속도로, 오른쪽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로 개발 예정인 영동대로 라인까지 사방팔방 빈틈없이 교통망과 개발 호재로 채워져 있는 곳, 이곳이 바로 강남이다.

- 12쪽     


점쟁이의 말에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다시 물어봤다.

“아까 하나가 부족하다 하셨는데 그게 뭔가요?”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도 안 도와줄 팔자야.”

“그런데 누구나 다 노력해야 잘 사는 거 아닌가요?”

“부모 복이 없다고. 심지어 형제자매 복도 없어. 부모가 날개를 달아줬으면 날아올랐는데 날개를 안 달아줬어. 그리고 자네도 마찬가지야.”

“저도요?”

“어. 자네도 아무도 안 도와줘.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 해.” 

와이프는 깊은 절망에 빠졌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래도 노력하면 돼. 남편은 딱 노력하는 것만큼 받을 팔자야.”

“무슨 팔자가 이런가요? 딱 노력하는 것만큼만 받을 수 있다니요.” 와이프는 한숨을 쉬었다. 

“무슨 팔자가 이러냐니! 세상에 노력을 죽도록 해도 뜻대로 안 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 33쪽     


(기초 2) 재테크와 부동산 공부는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가격이 주춤한 지금, 우리는 더 우울해졌다. 지금 살고 있는 집 가격은 떨어졌고, 가고 싶은 아파트는 천정부지로 올라버렸고, 심지어 아직 전세나 월세로 사시는 분들도 부지기수다. 보유 중인 자산으로는 ‘영끌’을 해도 강남은 커녕 서울 주요 신축 아파트는 꿈도 못 꾸는데 시간 내서 공부를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러나 이는 ‘지금 돈이 없는데 재테크 공부를 당장 할 필요가 없지 않나요?’라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지금 돈이 없다고 공부를 하지 않고, 돈이 모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는 게 맞을까? 

재테크 공부는 돈을 모으기 위해서 하는 공부지 돈을 모은 후에 하는 공부가 아니다. 부동산 역시 마찬가지다. 부동산 공부는 좋은 부동산을 사기 위해서 하는 공부다. 좋지 않은 부동산을 어쩌다 매입 후 그때서야 부동산 공부를 시작하는 건 쓸모없는 짓이다.

- 256쪽     


(1)2023년 하반기 청약 트렌드와 전망

왜 규제를 다시 풀어주는 걸까? 정부는 가격이 폭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미분양 주택의 증가로 인한 건설회사의 줄도산도 원하지 않는다. 말로는 시장원리에 따른다고 하지만, 정작 대형 건설사가 미분양으로 인해서 도산의 위기에 처한다면 정부는 그 건설사를 살리기 위해서 노력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미분양 주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주택자가 아닌,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지갑을 열어서 미분양 아파트를 사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예전에 재미를 봤던 유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미분양 아파트도 잘만 고르면 시간이 흘러 알짜배기가 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주택을 소유한 적이 없는 무주택자뿐이다.

- 264~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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