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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Nov 10. 2024

♬정거장 바위 위에 불꽃이 쏟아지네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3

"어머 여보. 저게 뭐래요?"

"잉? 그러게, 코모도 왕도마뱀인가? 월미 아쿠아리움에는 왕도마뱀이 없는데 여기 웬일이지?"

"왕도마뱀이면 수영 못하지 않나요?"

"인도네시아 물도마뱀이 아니면 수영 못할걸? 우리가 한번 저쪽으로 가볼까?"


월미도 인근 바다에서 미역과 다시마를 채취 중이던 해달 부부는 드래곤이 월미바다열차에서 서해바다로 떨어져 허우적거리는 것을 본 후, 드래곤이 빠진 곳으로 헤엄쳤다.


잽싸게 움직인 해달 부부의 눈에 바다에 빠지고 혹등고래들의 무게에 밀려서 거의 정신이 나간 채 허우적거리는 드래곤이 보였다. 물어 젖어서 그런지 거대한 양 날개는 몸에 착 밀착되어서 날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어머, 왕도마뱀 맞네. 이봐요 총각!"

"어푸어푸... 선생님, 저..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수영 못해요."

"기다려봐, 우리 믿고 힘 빼. 그래야 우리가 자네를 끌고 갈 수 있어."

"어푸어푸... 힘... 힘을 빼라고요? 그러면 물에 빠지지 않나요."

"아냐 우리 믿고 힘 빼. 우리 남편 수영 겁나 잘해."


드래곤은 온몸의 힘을 뺐다. 힘을 빼자 가라앉지 않고 서해바다의 물에 둥둥 뜬 것을 보고 놀라서 이야기했다.


"몸에 힘 빼니까 정말 물에 떠요. 신기하당."

"내가 뭐랬어. 가만히 있어. 우리가 저기 월미도 정거장 바위까지 자네 끌고 갈 테니."

"월미도 정거장 바위요?"

"응. 우리가 미역이랑 다시마 채취할 때 중간에 잠시 쉬는 바위 이름이야. 자네 거기서 쉬면서 햇볓 좀 쬐고 가야 해. 감기 걸려."


해달 부부는 드래곤을 도와서 같이 월미도 정거장 바위에 도착했다. 바위 위에 올라온 드래곤은 몸이 젖어서 그런지 덜덜 떨고 있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너무 추워서 그런데 불 좀 쏴도 될까요?"

"응? 여기는 불 없는데?"

"잠시만요. 제가 불 좀 쏴서 여기를 따듯하게 덥힐게요. 위험하니 조금만 옆으로 가주세요. 네네. 그 정도면 돼요."


화르르르르르륵~~~~~~~~~~~


드래곤은 입을 벌리더니 하늘로 불길을 내뿜었다. 드래곤이 하늘로 뿜은 불꽃으로 금세 바위 주변 공기가 따듯해지자 해달 부부가 신기해하면서 말했다.      



"오메. 월미도 정거장 바위에 불꽃이 쏟아지고 있는 거 같구먼."

"온도 괜찮으세요? 조금 더 덥힐까요?"

"아냐, 지금 딱 좋아."

"네. 추워지면 이야기해 주세요. 좀 더 덥힐게요. 저 불을 잘 만들거든요."

"오메~ 왕도마뱀 총각 신기하네. 입으로 불도 만들고. 근데.......... 혹시..."

"네?"


"자네 TV에서 보던 서양 드래곤 아닌감? 딱 보니 날개도 있고, 불도 쏘고 하는 거 보니까."

"그러게, 얼마 전 OTT 에서 본 '드래곤 게임'인가 뭔가 하는 영화에 나온 드래곤이랑 닮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닙니다. 공기가 추워지니 불 좀 더 만들게요."


드래곤은 바위 위로 목을 치켜들고 불을 더 뿜어댔다.


화르르르르륵~~~~~~~~~


엽편소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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