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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Nov 10. 2024

♬이름 찾는 드래곤의 눈동자는 불타오르고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4

"거기 바위 위에 해달 부부님 아니세요?"


하늘 위에서 누군가가 바위를 보면서 소리치고 있었다. 해달부부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거대한 날개를 펼친 채 바위 쪽으로 날아오고 있는 날치 날소장이었다.      


"어, 나야, 날소장. 여긴 어쩐 일?"


날소장은 바위 위로 사뿐하게 내려앉은 후 해달 부부를 보면서 물었다.     


"어쩐 일이긴요. 아까 바다열차에서 잘못 떨어진 우리 월미수산 직원이 있어서 날아왔죠. 그런데 이쯤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 같던데 혹시 못 보셨어요? 어디 갔지?"


드래곤은 수줍은 듯 손을 들면서 말했다.      


"아.. 그게 접니다."

"어? 월미수산 직원 맞으세요?"

"월미수산 직원 아닌데. 그 뒷칸은 월미수산 직원들 전용인가 봐요. 모르고 탔거든요."

"아이, 우리 직원도 아닌데 거기를 왜 타요. 딱 봐도 직원전용이구만."

"죄송합니다. 다음부터는 주의하겠습니다."


"아니, 날소장, 이분이 얼마나 놀랬겠어. 월미 바다열차 바닥이 그 뭐냐. 훅 꺼지면서 바다로 떨어졌는데 상상이나 했겠어? 괜찮아, 자기 잘못 아냐."


해달 아줌마가 드래곤의 위축된 어깨를 툭툭 쳐주면서 응원해 주자 드래곤의 눈시울이 붉게 불타오르면서 뜨거워졌다.       



"힝...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우리 이렇게 월미도 정거장 바위에 모였는데, 석화구이나 먹을까? 방금 석화 좀 땄거든."

"석화구이요?"

"응, 굴을 구워서 먹으면 아주 맛나. 우리 부부는 채식주의자라 먹지 않는데 날소장도 왔으니 둘이 같이 한번 잡솨바."


해달아주머니는 등 뒤의 가방에서 석화를 한가득 꺼내서 바위 위에 후두둑 떨구면서 말했다.     


"거기.. 총각. 여기에 아까 보여준 불 좀 쏴바."

"네."


화르르르르륵~~~~~~~~~     


잠시 후, 뜨겁게 익어서 오동통한 석화를 먹으면서 드래곤이 말했다.      



"와 정말 맛있는데요?"

"여기 월미도에 맛난 게 얼마나 많은데. 여기 여행 온 겨?"

"겸사겸사요."

"응? 겸사겸사?"

"아.. 저 어릴 적부터 혼자 살아서 여기저기 떠돌면서 살거든요."



"아이고, 저런. 총각 힘들게 살았네. 여기 석화 많으니 많이 먹어."

"힝... 감사합니다."


해달 아줌마가 주는 석화를 까먹는 드래곤의 눈시울이 더욱더 붉게 불타오르면서 뜨거워졌다.        


엽편소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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