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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Nov 09. 2024

♬열차가 어둠을 헤치고 박물관역을 건너면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2

전소장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드래곤은 막 나온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커피를 먹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카페 월미도 테라스를 도망치듯 뛰쳐나갔다. 한참을 뛴 그의 눈에 저 멀리 월미바다열차 ‘월미바다역’ 정거장이 보였다.     


‘저 기차를 타고 월미도를 빨리 벗어나야겠군.’


드래곤은 열차표를 사고 ‘월미바다역’ 정거장으로 허둥지둥 들어갔다. 그의 눈에 월미바다열차의 뒷 칸의 열차 앞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앞칸은 텅 비어 있었다.      


'텅 빈 앞칸에 탔다가는 저 기분 나쁜 전기뱀장어 시키가 나를 금방 발견하겠지? 저 많은 사람들 틈에 숨어서 이곳을 벗어나야겠다.'     


드래곤은 월미 바다열차의 두 번째 칸의 사람들 틈에 껴서 열차를 탔다. 미어터질 듯한 사람들 중에는 메팀장과 기부장도 같이 보였다.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열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사람들 틈에 낀 드래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잠시 후, 갑자기 열차가 멈춰 서더니 안내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저희는 잠시 후 '박물관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 1분 정도 열차는 멈춰 설 예정이오니, 관광객 여러분들께서는 [월미문화의 거리역]과 [박물관역] 중간 지점에서 멋진 월미도 바다를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방송을 들은 드래곤은 속으로 생각했다      


'월미도 바다 경치고 나발이고, 지금 이렇게 사람 많은데 뭐가 보이겠.......'


덜컹덜컹덜컹

우르르르르르

최아아아아악     

     

그 순간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열차의 바닥 중간 문이 열리자 열차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바다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드래곤은 수많은 월미수산 사람들 틈에서 바다로 수직 낙하를 하고 있었다.     


끼야아아아아아아악~~~~~~~~~~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드래곤이 빠진 순간, 그의 위로 어마어마한 덩치의 혹등고래들 무리가 우르르 낙하하기 시작했다.


'어이쿠 , 저희 밑에 물도마뱀이 있는 걸 미처 못 봤군요. 죄송합니다. 허허.'


육중한 그들의 몸에 밀려서 드래곤은 월미도 바다의 깊은 곳으로 빠지면서 소리쳤다.      


'드... 드래곤 살려..!!!!! 저 사실 수영 못해요!!'


엽편소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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