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2
전소장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드래곤은 막 나온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커피를 먹지도 못하고 허둥지둥 카페 월미도 테라스를 도망치듯 뛰쳐나갔다. 한참을 뛴 그의 눈에 저 멀리 월미바다열차 ‘월미바다역’ 정거장이 보였다.
‘저 기차를 타고 월미도를 빨리 벗어나야겠군.’
드래곤은 열차표를 사고 ‘월미바다역’ 정거장으로 허둥지둥 들어갔다. 그의 눈에 월미바다열차의 뒷 칸의 열차 앞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는 게 보였다. 앞칸은 텅 비어 있었다.
'텅 빈 앞칸에 탔다가는 저 기분 나쁜 전기뱀장어 시키가 나를 금방 발견하겠지? 저 많은 사람들 틈에 숨어서 이곳을 벗어나야겠다.'
드래곤은 월미 바다열차의 두 번째 칸의 사람들 틈에 껴서 열차를 탔다. 미어터질 듯한 사람들 중에는 메팀장과 기부장도 같이 보였다. 덜컹하는 소리와 함께 열차가 천천히 출발했다. 사람들 틈에 낀 드래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
잠시 후, 갑자기 열차가 멈춰 서더니 안내원의 목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다.
저희는 잠시 후 '박물관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 1분 정도 열차는 멈춰 설 예정이오니, 관광객 여러분들께서는 [월미문화의 거리역]과 [박물관역] 중간 지점에서 멋진 월미도 바다를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방송을 들은 드래곤은 속으로 생각했다
'월미도 바다 경치고 나발이고, 지금 이렇게 사람 많은데 뭐가 보이겠.......'
그 순간 열차가 심하게 흔들리더니 열차의 바닥 중간 문이 열리자 열차 안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바다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미처 생각지 못했던 드래곤은 수많은 월미수산 사람들 틈에서 바다로 수직 낙하를 하고 있었다.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드래곤이 빠진 순간, 그의 위로 어마어마한 덩치의 혹등고래들 무리가 우르르 낙하하기 시작했다.
'어이쿠 , 저희 밑에 물도마뱀이 있는 걸 미처 못 봤군요. 죄송합니다. 허허.'
육중한 그들의 몸에 밀려서 드래곤은 월미도 바다의 깊은 곳으로 빠지면서 소리쳤다.
'드... 드래곤 살려..!!!!! 저 사실 수영 못해요!!'
엽편소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