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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학소년 Nov 09. 2024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월미수산 아쿠아리움 엽편소설 - #1

전소장의 짜릿한 전기맛을 본 서양에서 온 드래곤은, 풀이 죽은 채 월미도를 걸어가고 있었다. 낡은 잿빛의 버버리를 입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그의 눈에 카페 월미도가 들어왔다.     



'오늘 기분도 꿀꿀한데, 커피나 한잔 해야겠군.'


띠링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발음하기 어렵고 외우기 어렵지만 그래도 좋아♪

♬나나나나나 ~ 하나라도 빠지면 그 맛이 안나요♪

♬월미도에 오시면 먹어봐요. 오묘한 아홉가지 맛♪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앗, 어서 오세요."


노래를 부르면서 카운터에 있던 벨루가 사장이 반갑게 그를 맞이했다. 그는 카운터로 가서 메뉴판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기분이 울적한데 달달한 게 당기는군요."

"아! 그러면 이번에 새로 나온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어떠실까요? 울적해진 마음을 달래는 데는 그만한 게 없습니다. 진한 에스프레소에 달달한 초코와 캐러멜, 짭조름한 허브솔트와 몸에 좋은 생강, 향기로운 라벤더 향기로 지친 고객님의 마음에 위안을 드릴 겁니다."

"그래요 그럼, 그거 하나 주세요. 초코 뭐시기."

"네, 알겠습니다. 준비되면 앉아계신 곳으로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혹시 성함이 어떻게 되실까요?"


순간 그는 벨루가 사장의 귀로 쓱 다가가더니 은밀하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드래곤"


벨루가 사장은 화들짝 놀라면서 그를 바라봤다. 자신을 보면서 놀라는 벨사장을 보면서 생각했다.      


'놀라는 표정을 보니 역시 내 포스는 죽지 않았어. 그래 !!! 내가 드래곤이다!. 아마존 전기뱀장어 이놈!!! 다음번에 만나면 아작을 내 버리겠어."


주문을 하고 이름을 은밀하게 말한 그는 카페 월미도의 야외테리스에 앉아 커피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벨사장이 커피를 들고 야외테라스로 나오면서 크게 말했다.      


"드래곤 고객님! 주문하신 ‘초코허니라벤더허브솔트진저카라멜블랙당라떼’ 나왔습니다."


그 순간이었다.      


"뭐? 드래곤?"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놀란 그는 목소리가 들리는 테라스 구석을 바라봤다. 잘 보이지 않는 테리스의 구석에서 전소장과 곰소장이 앉아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전소장을 발견한 그의 손과 발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엽편소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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