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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경식 Jun 28. 2024

조선의 왕비가 일본 낭인에 도륙되다...'을미사변'

[정변의 역사-확장판 16] 작전명 '여우 사냥', 민비 시해 전말

민비 시해. 일본 낭인들은 한 나라의 왕비를 야만적인 방식으로 살해했다.

#. 아래 내용은 6월에 출간된 '정변의 역사-확장판' 하이라이트 부분.


"특히 무리들은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왕비를 끌어내어 두세 군데 칼로 상처를 입혔다. 나아가 왕비를 발가벗긴 후 국부(음부) 검사를 하였다. (웃을 일이다. 또한 노할 일이다.) 그러고는 마지막으로 기름을 부어 소실시키는 등 차마 이를 글로 옮기기조차 어렵도다. 이외에 궁내부 대신을 참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 -에조 보고서 中


... 고종과 민비는 러시아를 끌어들여 일본을 배격하는 '인아거일책'(引俄拒日策)을 추진했다. 특히 3차 갑오개혁 때 이완용, 이범진, 민영환 등 친러·친미 성향의 정동파를 중용했다. 1·2차 갑오개혁을 주도한 박영효어윤중, 김가진 등 친일파 관료들은 제거해 나갔다. 또한 고종은 일본군 장교가 맡고 있던 훈련대 대신 다이 장군 등 미국 군사 교관들에게 훈련받은 군인들인 '시위대'가 궁궐 호위를 담당하도록 했다. (이 당시 조선의 중앙군은 시위대와 훈련대로 양분된 상태였다.) 조정에서 친러파 등이 득세하고 러시아의 영향력이 증대되면서 일본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 일본은 친러파 득세 및 친일파 몰락이라는 조정의 세력 구도를 좌지우지하는 '원흉'으로 민비를 지목했다. 나아가 민비가 없어져야 다시금 자신들의 영향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에 일본은 민비 제거 작전을 구체적으로 모의했다. 작전명은 '여우사냥'. 한 나라의 왕비를 서슴없이 동물에 비유한 것이다. ... 이노우에 가오루는 당시 일본의 수상 격이었던 '이토 히로부미'에게 재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왕도 이를 인지하고 승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당일 새벽 3시, 일본 낭인들은 흥선대원군이 머물고 있는 아소정으로 갔다. 그곳에서 잠자고 있던 대원군을 억지로 깨워 가마에 태운 뒤 신속히 경복궁으로 향했다. (대원군과 관련해 일각에선 다음과 같은 설도 존재한다. 이날 대원군이 빨리 나타나 이른 시간에 작전이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일본의 의도를 직감한 대원군이 일부러 늑장을 부리는 바람에 작전 시간이 상당히 지연됐다는 것이다.) 훈련대와 수비대도 경복궁으로 진격했다. 이때 훈련대 대대장들은 일본에 포섭된 상태였지만, 대부분의 훈련대 병사들은 그저 야간 훈련이 실시되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들은 대원군보다 먼저 광화문 앞에 도착해 그 주변을 에워쌌다. 미우라는 적지 않은 일본군도 동원해 포위했다. 새벽 5시. 마침내 대원군이 탄 가마가 광화문 앞에 도착하자 일본 낭인들과 훈련대, 일본군은 광화문의 빗장을 열고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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