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속도가 중요하다
반려식물을 키운 적이 있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오면서 떠나보냈다. 그들의 몸 상태와 햇빛, 물, 공기, 환경 등 속도에 민감한 반응에도 나 자신의 속도로만 바라보았다. 식물의 반응에 제대로 순응하지 못했고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는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싹을 틔울 준비 중입니다”
마커스 브릿지워터의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책을 접하면서 내가 가진 식물의 관심과 사랑이 너무 지나치게 한 곳에만 쏠려 있다는 것. 함께 호흡하고 그들의 속도에서 진짜 인생철학을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따뜻한 위로와 응원, 공감으로 반려식물을 다시 키워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삶과 잘 녹아내려 쉽게 풀어냈다는 것에 이 책의 만족감을 상승시켰다.
저자는 마약, 폭력, 범죄가 만연한 플로리다주 젤우드 지역의 입양 가정에서 자라며 발음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인종차별로 상처받았던 쓰라린 맘들을 식물 돌보는 경험을 통해 치유받고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길을 제시하는 정원사로 마음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식물을 돌보는 경험을 통해 삶에 다가가는 그의 철학을 보면 실패는 단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나아가고자 하는 기회에 불과하다. 우리는 저마다의 속도로 인생을 살고 있다는 것은 식물도 그만큼의 정성과 노력이 수반되었을 때 그 과정이 멋진 결과로 만들어진다는 의미다. 식물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는 마중물 같은 존재다.
“인생은 연습할수록 단단해진다”
“성장은 정원관리와 유사하다. 식물을 성공적으로 키워내려면 성장을 위한 공간을 꾸준하게 조성하고 가꿔나가야 한다. 원예에 탁월한 금손이든 번번이 실패하는 곰손이든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원칙이다. 정원관리는 추진력과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며, 연습만 하면 누구나 자신만의 아름다운 정원을 창조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심은 씨앗과 성장 중인 뿌리가 한데 어우러진 집합체인 마음을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관리하며 성장해 나가는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p.31)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경과 어우러져' 성장할 때 그 기대치는 배가 된다.
마음, 몸, 영혼이 저마다의 속도로 함께 자라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듯이 느리지만 자신만의 속도를 지켜가야 한다는 교훈은 다시 한번 사유하고 곱씹어 보았다.
“서두를 필요 없다”
식물이 무언가를 원할 때까지는 묵묵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것은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이 또한 우리에게 새로운 취미, 습관, 일과를 삶 속에 들일 때는 속도를 잠시 늦추고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마음을 되새길 수 기회가 생긴다.
자연의 목소리와 직관에 귀를 기울여라는 말에 마지막 그 의미를 되새겨 보았다. 식물을 키운다라는 단순한 생각이 틀렸다. 우리 삶과 인생이 담겨 있는 저마다의 속도로 정성을 쏟고 느리고 단단하게 가야 된다는 것. 어렵지만 다시 식물을 키운다면 마음, 몸, 영혼을 일궈나가는 방법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임을 인지했다.
“중요한 일이든 사소한 일이든 마음을 다하렴. 그러지 않으려거든 애초에 손도 대어선 안돼. 일단 일을 시작하면 끝맺을 때까지 정성을 쏟으려무나.” (p.243)
“너희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필게. 그러면서 나에 대해서도 배워가고 싶단다.” (p.191)
식물은 마치 내게 건넨 말과 손길에 화답이라도 하듯 찬란한 빛깔과 야무진 모양새, 한결 행복해 보이는 얼굴로 정원을 장식해 주는 저자의 말에 식물과 나라는 존재 자체에 공생공존하는 에너지가 느껴진다.
삶에서 식물과의 교감은 우리의 일생에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나도 그런 사람으로 조금씩 성장하는 단단한 인간이고 싶다.
식물과 나, 많은 배움의 길을 경험한 것들이 와닿았다는 것에 오래 톺아보면 이 한 권이 주는 메시지를 하루하루 필사해 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반려식물을 키우는 마음을 오롯이 느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