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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도 Nov 02. 2023

독서는 등산과 같다

"독서는 등산과 같다."라는 한시가 있다. 독서와 등산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서로 연결된 상생관계에 있다. 나는 등산도 좋아하고 책 읽는 것도 좋아한다. 등산과 독서를 하면서 실천했던 사례를 담아 보았다.

 

나는 주말마다 산에 오른다. 동네 작은 산을 오르고 또 어느 날에는 높은 산도 올랐다. 가야 할 목표보다는 가고 싶어 하는 의지에 가깝다. 산을 오르면 그 가치를 나 스스로 위로해 준다. 정상까지 가기 위한 험난한 여정이 결국 포기하지 않고 해냈다는 기쁨에서 오는 성취를 주었다. 산이 준 선물은 결국 독서로 이어진다.          

등산에서 배운 끈질긴 진념과 정신이 결국 독서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나는 그 가능성의 경험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에게 있어서 등산은 독서의 가장 중요한 의미를 전달하고 나누어 주었다. 산이 동적이라면 독서는 정적이다. 결코 아니다. 독서는 움직이는 강도는 약하지만 몸에서 정신으로 전달된다는 사실이다.     

책은 언제부터 나에게 빼낼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다음 페이지가 궁금하여 읽었던 시간은 오래 맴도는 시기다. 등산의 근육은 오래 지탱할 수 있는 다리를 만들었고 독서는 오래 버틸 수 있는 텍스트의 근육을 키웠다.   

   

출근할 때도 책을 놓지 않았다. 오디오북으로 듣거나 몇 페이지라도 읽어 내려갈 때가 있다. 그 시간이 오래 남는 문장이 하루를 단단히 채워갈 때 습관이 오래 몸에 베인 듯하다. 등산도 오르고 오른 집념이 생겼기 때문에 더 단단해졌다.          

필사하고 그 글을 나의 언어로 선명하게 남겨둔다면 그날의 독서는 또 하나의 성찰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다. 산이라는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풍경보다 나 자신의 위로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독서도 같은 맥락에서 보았다. 독서라는 고고한 멋이 아닌 다양한 책 속 오감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삶의 위로는 리듬을 만들어 주고 가치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나는 고통스러웠던 순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을 때, 과거의 나를 발견하고 괴로울 때, 책 속의 주인공처럼 방황할 때 글과 마주하는 상태가 되는 경험들이 쌓인다. 해결되지 않은 수많은 질문을 찾아가는 과정이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반성하게 된다. 등산에서 배운 것처럼.         

독서에는 경험이 실려 있어야 하고 책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을 곱씹으며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저장창고가 되어야 한다.  어떤 분야를 읽는 매 순간마다 글을 나로 연결하고 절실함의 심장으로 우리의 일상에서 바라보는 것들을 질문하고 정리하는 시간이 좋은 독서의 방향이다. 독서는 정신이라면 등산은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방향제 역할을 한다.       


예를 들면,  열네 살 소년 모모가 들려주는 신비롭고 경이로운 생의 비밀을 담은 에밀 아자르의 소설 '자기 앞의 생' 보후밀 흐라발의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한탸는 늙은 폐지 압축공의 역설적 고독을 그렸다. 두 주인공처럼 생이란 결국 책과 연결되고 독서로 그 과정을 온전히 전하고 받아줄 희망의 방향제와 같다. 등산도 그런 의미에서 삶과 닮았다. 어렵고 힘든 고비를 넘기고 이겨냈다는 마음이 행복한 길을 찾아준다.     


등산은 같은 길을 올라도 각각의 계절마다 느낌이 다르다. 독서도 여러 종류의 책이 자기만의 생각과 사고로 읽는 것도 속도와 방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를 듯 등산과 독서는 천천히 깊게 스며들 때 당신의 일상으로 녹아내린 다는 것.

등산에서 배운 끈기와 의지, 성취에서 단단해질 수 있는 근육들이 모여 독서라는 쓸모를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독서와 등산은 나에게 두 마리 토끼를 안겨다 준 행운의 선물이었다. 등산이 힘들 때 독서를 생각하고 독서가 힘들 때 등산을 생각하는 상생의 관계에 나의 책 읽는 근육은 삶을 지탱하는 뿌리가 돼 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 이 글은 오마이뉴스 11.3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

https://omn.kr/269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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