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이 품고 있는 공간, 환대의 문화적 가치

by 강상도

시국이 어수선해도 봄은 오고 있었다. 봄의 기억 중 가장 떠올려지는 곳이 통영의 봉수골 벚꽃거리다. 아직도 그곳의 풍경이 아른거려 잊을 수가 없다. 흩날리는 벚꽃잎들이 동화 같은 수채화로 담겼다. 봉수골의 거리는 책방, 미술관, 커피점, 가게 그리고 마을이 지닌 공간의 환대로 오래된 삶의 정체성을 품어왔다.


김현정의 저서 <사람, 장소, 환대>에서는 “장소는 우리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요소이다”라 했다. 우린 보이지 않는 정체성을 지닌 곳들을 품으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날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많아졌다. 특히, 도서관이 지닌 다양성과 문화적 가치에 대해서 환산할 수 없기에 나는 매일 출근하고 있는지 모른다. 도서관은 도서대출증만 있으면 원하는 책을 빌려 가거나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책 읽을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사서의 도움으로 책의 큐레이터를 안내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이 좋으면 상주작가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공간과 독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그림책 원화 전시도 보고 퀴즈도 풀어본다. 가끔 오래된 영화를 감상하거나 북카페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해도 좋다.


도서관은 나에게 일상의 변화, 가볍게 방문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 되었다. 다양한 정보와 지식, 편안하게 머물며 나만의 일상을 즐길 수 있었다. 가성비 좋은 문화생활의 아이콘이자 삶의 지성을 채워주기도 한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영역들이 폭넓게 퍼졌다. 가족을 위한 공간, 혼자만의 공간, 그리고 메이커 스페이스, 토론하는 공간은 새로운 것들을 생성해 내기에 충분하다.


공간도 좋지만 서가 사이로의 진입은 나와 책과의 접촉하는 시간이다. 청구기호 또는 수입 순으로 배열된 책들 속에서 가끔 삶을 울리거나 도전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매료된다.


서가에서 나를 일깨워주는 책은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의 묘미다. 이런 이유로 도서관은 앎의 장소에서 환대와 응원으로 성장하는 중요한 곳임에 틀림없다.


도서관은 우리에게 지적 허영심보다는 삶의 인간다운 양식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인 장소다. 또한, 소수자를 위한 접근성도 도서관이 추구하는 공공성을 넘어 인류를 향한 가치로움을 품고 있다.


임윤희의 <도서관 여행하는 법>에서는 “도서관은 책뿐만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사람들이 만나는 곳이다. 그 만남은 때론 소소해 보이지만, 그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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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공간이 가진 힘은 다양하게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기에 어쩌면 우리는 가느다란 희망의 가능성을 품고 살아가는지 모른다.

하루의 일상이 색다른 공기와 향기에서 소소함의 따뜻한 온기를 불러 모은다. 매일 비슷한 동선을 걷지만 책의 여행은 또 다른 감성으로 전달된다. 총류~역사까지 책이 가진 진한 속성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시간만큼 우주에 서 있는 기분에서 습관적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도서관이 지닌 가치를 누릴 때이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차별이 없으며 열려있다. 그런 도서관에서 우리 삶의 다양성을 찾았고 발견했었다.


요즘 도서관은 복합 독서문화공간으로써의 패러다임으로 바뀌고 있어 매혹적이고 흥미진진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세계관으로 연결된 도서관에서 환대의 가치를 누렸으며 좋겠다.


가끔, 가볍게 동네 도서관에 들러 나름 끌림의 책을 찾아 그곳의 공간에서 긴 호흡으로 들려다 보자. 우리의 삶은 도서관과 맞닿아 있기에 오늘도 내일도 환대의 장소로 향해 갔음을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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