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이 준 선물

아이와 함께 그림책 읽어주는 시간이 매일 즐겁다

by 강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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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나고 저녁마다 그림책을 읽어주었지만 그때는 아빠로서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피곤한 상태에서 책을 읽어 주어 아이에게 미안함이 남아 있었다.

지금에 와서야 그림책이 왜 좋았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림책은 세상의 나와 너, 우리를 포함한 세계를 넓혀가는 길이라 생각되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아이는 바로 나다'(cs. 루이스)

‘나’라는 주체적 삶을 살아가는데 그림책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그 세계에 그려주는 아름다움에 또 다른 세상을 연결할 수 있는 사고를 길러준다는 것에 매료되었다.

학교도서관 사서를 하면서 그림책에 빠졌고 그것은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책 읽는 마음으로 전달되었던 것 같았다.

그 시작점은 그림책 읽어주는 어머니 활동에서부터다. 교실에서 읽어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진지할 뿐만 아니라 멋있어 보였다고 할까? 빠져드는 아이들의 얼굴에서 그 어떤 매력에 힘을 발휘하는 것이 매우 궁금했었다. 나도 그림책을 읽어보고 실천해 보았다.


처음 가는 날 선생님의 반응도 놀란 표정이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좋았던 것으로 기억되었다. 엘 에마토크리티코의 <행복한 늑대>을 읽어 주었는데 중간중간 따라 하는 늑대의 울음소리는 아이들의 집중과 몰입감을 높였다.


첫 반응은 괜찮은 편이었다. “선생님, 행복한 늑대가 정말로 행복하게 되어 다행이에요” “귀엽고 엉뚱하지만 정말 재밌어요” 등 신기한 반응에 아침의 하루가 뿌듯해지는 맑음 상태가 지속되었다.

이번의 계기로 여러 번 책을 읽어주었고 그때마다 새롭고 아이들의 눈망울이 초롱초롱 빛나고 있음을 회상되는 것처럼 스쳐 지나간다.


돌봄의 한 아이가 학교도서관에 매일 오면서 그림책을 보고 갔었다. 유심히 보니 한 그림책에 꽂혀 있기에 어떤 책인지 궁금했었다.

국지승의 <앗! 따끔!>의 그림책이다. 한 마디로 재미있었다. 주사를 맞기 싫어하는 오준혁 군은 다양한 동물을 흉내 내면 엄마와 실랑이를 벌인다. 처음에는 사자, 돼지, 거북이, 카멜레온, 다람쥐, 악어로 위기를 모면하고자 하지만 결국 주사를 맞고 아프지 않은 듯 "난 씩씩한 오준혁이에요!" 모습으로 끝을 낸다.

어릴 적 누구에게나 주사를 맞기 싫어 갖가지 핑계로 해 보지만, 엄마의 술수에 넘어가는 아이의 순수하고도 당돌한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끌린다.


그림책은 어쩌면 순수했던 아니면 단순하지만 삶의 지혜를 넌저시 풀어주어 좋았다. 글과 그림이 함께 어울린 그림책은 아이들에게 희망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음에 세월이 지나도 미소가 절로 난다. 그림책 한 권이 가진 다양한 삶과 교훈의 이야기에 때론 생활에 와 닿기에 행복함이 있다.


그림책이 준 선물은 나에게 많은 열정을 주었고 책의 새로운 것들로 생각과 사고, 관점을 달리 생각하게 될 뿐만 아니라 즐거움에 빠져 들었다.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다양한 그림책을 골라 읽었다. 인기 있는 소재인 도깨비, 똥, 귀신, 방귀, 오줌싸개 등은 아이들의 반응이 확연히 드러난다.

중요한 것은 읽는 자세와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동화 같은 마음이 있으면 행복한 눈으로 곁눈질할 것이라 단언한다.


또, 아이들이 학교도서관에서 읽은 그림책에 또 한 번 그 그림책에 손이 갈 때, 책을 찾을 때 나 또한 읽어준 보람이 커져만 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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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변화가 생겼다.

서가에서 발견된 우연한 그림책이 한 아이의 마음과 행동, 책 읽는 습관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책임이 막중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이에게 더 가까이에서 책을 읽어주고 서로의 교감과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면 하루의 일상이 보람될 뿐만 아니라 또 한 번 더 챙겨주는 마음이 온몸으로 깊게 스며든다.


요즘, 학교에 오는 돌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 주고 있다. 코로나 19로 인해 힘들어하는 아이들을 보듬고 그림책을 통해 이 시간만큼 책 이야기에 빠져보게 하였다.

그림책이 가진 힘이 크다는 것을 느낄 때 새로운 바람과 기대, 설렘이 공존한다. 아직도 온라인 개학에 학교는 멈춰져 있다.


개학이 되면 아이들에게 읽어 줄 그림책을 연습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아이들 만날 생각에 가슴이 뛰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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