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문화적 생활을 누릴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특히, 동네 도서관은 도서대출증만 있으면 원하는 책을 빌려 가거나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에서 책 읽을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사서의 도움으로 책의 큐레이터를 안내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운이 좋으면 상주작가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그림책의 향연, 원화 전시도 보고 퀴즈도 풀어본다. 가끔 오래된 영화를 감상한다.
동네 도서관은 나에게 일상의 변화이자 가볍게 방문하여 문화를 향유하는 곳이 되었다.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담아낼 수 있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천국이다. 가성비 좋은 문화생활의 아이콘이자 삶의 지성을 채워준다.
각자도생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영역들이 폭넓게 퍼졌다. 가족을 위한 공간, 혼자만의 공간, 그리고 토론하는 공간은 새로운 것들을 생성해 내었다.
공간도 좋지만 서가 사이로 나와 책과의 접촉시간이다. 청구기호순으로 배가된 책들 속에서 가끔 삶을 울리거나 도전하지 못한 것들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다.
서가에서 나를 일깨워주는 책은 우연한 발견[serendipity]의 묘미다.
도서관은 우리에게 지적 허영심보다는 삶의 인간다움 양식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매력이 있는 공간이다.
그 공간이 가진 힘은 다양하게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다. 그 공간에서 우리는 가느다란 희망의 가능성을 품고 살지 모른다.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며 추운 겨울 소소한 행복한 일상의 따뜻한 온기를 불어준다.
나는 그런 동네 도서관으로 매일 출근한다. 그 공간에서 느끼는 향기는 언제나 색다르다.
메일 비슷한 동선으로 걷지만 책의 여행은 색다른 감성으로 전달된다. 총류 ~ 역사까지 책이 가
진 진한 속성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 시간만큼 또 다른 우주에 서 있는 기분이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도서관이 지닌 가치를 누릴 때이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차별이 없으며 열려있다.
그런 도서관에서 우리 삶의 다양성을 찾았고 발견했었다.
따뜻한 오후의 겨울 햇살에서 빌린 책을 옆구리에 끼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 가볍다. 내일도 그 따뜻한 온기를 담아보고자 길을 나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