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윤의 파도의 아이들을 읽고
[좋은 책을 추천합니다.]
정수윤의 '파도의 아이들' 책 제목에서는 끌리지 않았다. 하지만 탈북 청소년들의 자유를 향한 여정을 다룬 소설이라 읽는 내내 열여섯 살 ‘설’, ‘광민’, ‘여름’의 험난한 여정에 어느덧 귀 기울이며 그들의 삶에 다가가고 있음을 나의 살결에서, 마음에서 응원하고 있음을 느꼈다.
‘설’에서 느낀 강인함과 ‘여름’에서 느낀 보드라운 숨결, ‘광민’에서 느낀 인간다움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현실적 몰입감, 우리가 마주할 북한의 청소년에 대한 동정심이 아닌 그들이 살고자 했던 살아내고자 했던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 자유가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공감에서 읽었고 외쳤다.
돌 틈에 핀 끈질긴 들꽃처럼 그들에겐 분명 삶의 고난과 좌절, 이별의 경험과 그런데도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절실함이 고스란히 나에게 더해져 넉넉한 바다처럼 품고 싶었다. 그들의 삶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읽는 독자들의 마음에 닿을 것이고 손길을 내밀 수밖에 없는 어떤 부드러운 살결 같은 믿음의 순간이다.
‘바다’는 그들에게 무엇일까? ‘파도’는 무엇을 상징하며, 그것이 주인공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요? ‘상실을 극복하는 진짜 힘은 어디서 오는가?’ 등 다양한 질문들이 머릿속에 맴돈다.
“바다는 공평하게 우리 모두에게 인사했다. 똑같은 언어로 똑같은 뜻을 전하며. 안녕, 안녕, 안녕. 반가움에 그대로 바다를 향해 달렸다.”(p.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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